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오주원(34·키움)이 1802일 만에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됐다. 플레이오프로 가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였다. 오주원의 호투 뒤 곧바로 박병호의 끝내기 홈런이 터졌다.
키움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박병호가 9회말 고우석의 초구를 공략해 2시간 49분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오주원은 승리투수로 기록됐다. 개인 포스트시즌 통산 3승째. 2014년 10월 30일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1802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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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주원은 6일 열린 키움과 LG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
오주원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세이브, 승리, 홀드 등 개인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 팀이 이기는 게 최우선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선발투수 브리검은 물론 (김)상수, (조)상우도 잘 던졌다. 투수가 할 수 있는 건 실점하지 않는 거다. 그게 기본 역할이다. 나 또한 실점하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연장전까지 갈 수 있던 경기에서 (박)병호가 끝내기 홈런을 쳐 불펜 부하 없이 이겼다는 게 의미 있다”라고 덧붙였다.
오주원은 9회초 2사 후 이형종을 사구로 내보냈다. 타석에는 ‘잘 치는 타자’ 김현수가 섰다. 장타 한 방이면 0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오주원은 5일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김현수와 대결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김현수를 상대할 때 긴장이 많이 된다. 결과도 운이 많이 따랐다. 이번에는 긴장하되 더 편하게 공을 던지겠다”라고 답했다.
김현수는 오주원과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 볼카운트 2B 2S에서 2개 연속 파울을 쳤다. 그리고 오주원의 7구를 배트에 맞혔으나 공은 유격수 김하성의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다.
오주원은 “2사 1루였으나 발이 빠른 주자였다. 장타를 조심해야 했다. 마운드 위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일까’라고 고민했다. 김현수가 변화구를 의식하는 것 같아 속구만 던졌다. (김현수의) 타격 타이밍이 늦어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적은 4번(2009·2010·2011·2013년) 밖에 없다. 2014년 이후에는 100% 확률이다.
오주원은 “중요한 첫 경기를 잡았다. 타자들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내일은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오늘은 투수전이었으나 내일부터 타격전이 될 수도 있다. 최대한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키움과 LG의 허리 싸움이기도 했다. 키움이 먼저 웃었다. 오주원은 “투수 전력은 올해가 최고다. 오늘 등판하지 않은 투수까지 모두가 잘 던지고 있다. 모두 다 믿고 있다. 누가 등판하더라도 잘 막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