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이정후(21·키움)는 김경문호에서 안타가 없다. 예열 중이다. 그렇지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워낙 잘 치는 형들이 있어 든든하다고 웃었다.
이정후는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앞두고 가진 푸에르토리코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그는 “내가 대표팀에서 가장 못 치는 것 같다. 포스트시즌에서 너무 많이 쳐서 그런지 타격감의 기복이 있다”라며 토로했다.
포스트시즌 11경기에서 타율 0.413(46타수 19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실전 감각은 좋은 편이다. 그는 “대회 개막까지 이틀이 남았는데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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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야구대표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심한 건 아니다. 이정후는 “형들이 워낙 잘 친다. 타격 훈련을 할 때면, 기가 죽을 정도다”라며 “내가 못해도 형들이 잘할 테니 부담감은 크지 않다”라고 전했다.
프리미어12는 프로 입문 후 세 번째 국가대항전이다.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각각 준우승과 우승을 경험했다. 이번 대회는 조금 다르다. 대한민국에서 개최한다. 그리고 키움의 홈구장인 고척돔에서 펼쳐진다.
이정후는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를 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익숙한 경기장에서 열려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동안 국제대회마다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렇지만 프리미어12에서 주전 자리를 예약한 건 아니다. 쟁쟁한 선배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정후는 ‘주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개인보다 팀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렇지만 국가대표에 주전은 없다고 생각한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먼저 뛰는 게 맞다. 어떤 역할을 맡든지 하나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선배들은 ‘이정후 덕분에’ 대표팀 분위기가 좋다고 입을 모은다. 이정후는 더그아웃에서 목청껏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내가 (키움에) 입단하기 전부터 있던 우리 팀만
그러면서 대표팀 생활이 재밌고 행복하다고 했다. 이정후는 “태극마크는 모든 선수의 꿈이다. 국가대표의 자격은 아무나 될 수 없다. 물론 아직 난 어린 편이지만 뛸 수 있는 날이 한정돼 있다. 이 시간이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