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장정석 전 감독과의 재계약 철회가 이장석 전 대표와 관련있다고 밝히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히어로즈 측은 6일 “장정석 전 감독이 시즌 중 이장석 전 대표 만났고, 그 과정에서 재계약 내용이 오갔다. 구체적으로 몇 년 계약 등이 그 내용이다. 그리고 박준상 전 대표이사와 임원 간의 대화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이 녹취가 된 걸로 내부 고발이 있었다”고 밝혔다. 녹취 당사자는 최근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에 연루된 정확이 포착된 임은주 부사장이다. 다만 임 부사장이 녹취를 구단 감사위원회에 이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장 감독이 시즌 중에 횡령·배임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 전 대표 면회를 갔고, 여기서 2년 재계약에 관한 얘기가 오갔다는 것이다.
![]() |
↑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이사(왼쪽)와 장정석 전 히어로즈 감독(오른쪽). 사진=김영구 기자 |
결국 히어로즈는 장정석 감독과의 재계약 대신 손혁 SK와이번스 투수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히어로즈는 이 같은 사실을 정리해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8일까지는 관련 경위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KBO는 실형이 확정된 이장석 전 대표에 대해 영구실격 징계를 내리고, 구단 경영에 개입하지 못하는 조치를 내렸다. 마찬가지로 구단 임직원들도 이 전 대표에게 경영과 관련된 지시를 받을 수 없다. 이에 히어로즈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허민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는 등 이장석 색깔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장정석 전 감독이 이장석 전 대표를 면회한 사실만으로 옥중 경영에 관여했다고 보기에는 다툼의 여지가 있지만, 재계약에 관한 대화가 오갔다면, 이는 이 전 대표가 인사권에 개입했다고
장 전 감독은 지난해 구단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재계약 불발에도 역시 이장석 색깔 지우기 일환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히어로즈 운영팀장에서 곧바로 감독이 된 장 전 감독은 이장석 전 대표의 측근이라고 알려진 상황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