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도쿄) 안준철 기자
“트러블메이커가 된 것 같다. 결국에는 더 쫓기는 마음이 있었다.”
대한민국 에이스 김광현(31·SK)은 자신을 질책하길 멈추지 않았다. 2019 세계야구 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대만전 완패 후 표정이 굳었던 김광현이다. 김광현은 지난 12일 대만전에 선발 등판, 3⅓이닝 8피안타 3실점으로 0-7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이 돼 버렸다. 이날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김광현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지난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멕시코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광현의 표정은 3일 전보다는 나아져 있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이슈와 맞물린 자신의 부진으로 대표팀에 미안한 감정은 감추지 못했다.
↑ 15일 도쿄돔에서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열린다. 김광현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사진(日 도쿄)=천정환 기자 |
김광현도 한 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대만전 완패로 한국의 올림픽 본선 진출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면, 김광현 스스로도 큰 부담이 됐을 것이다.
이제 김광현은 한일전에서 명예회복에 나선다. 16일은 탐색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17일은 양현종이 선발로 내정돼 있다. 17일 등판한다면 김광현은 4일 휴식 후 나서는 것이다. 불펜으로 등판이 가능하고, 김광현도 등판 의지가 높다.
다만 이날 멕시코전에 앞서 김광현은 “이슈가 되니까 내가 트러블메이커가 된 것 같다. 결국에 더 쫓기게 됐다”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관해 조심스럽게 말했다. 프리미어12를 앞두고 김광현의 거취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FA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면 소속팀 SK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SK가 가타부타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가운데 프리미어12 예선라운드 후 김광현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 속내를 밝히며 이슈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다소 시간이 흘렀다. 김광현은 취재진을 향해 “불과 한 달 전까지 조마조마하면서 경기를 해왔다. 한 경기에 울고 웃고 하는데 모든 힘을 쏟았다. 다시 하려니 확실히 몸이 힘들다. 핑계를 대자면 그렇다”며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임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회에서는 많은 이닝을 던지고 다음에 또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한 입장 발표는 프리미어12 이후로 미뤘다.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