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홍은동) 이상철 기자
2019 K리그1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보경(30·울산 현대)은 ‘행운’이라고 표현했다.
서른 살이지만 K리그 경력은 ‘3년’이었다. 그리고 그의 신분은 ‘임대생’이었다. 우승을 놓쳤으며 MVP 후보와 비교해 월등하지 않았다고 겸손해했지만 그도 가장 빛난 별 중 하나였다.
김보경은 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진행된 2019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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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경은 2일 열린 2019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MVP를 수상했다. 사진(서울 홍은동)=천정환 기자 |
감독(30%)·주장(30%)·기자단(40%) 투표에서 42.03점을 얻어 문선민(24.38점·전북 현대), 세징야(22.80점·대구 FC), 완델손(10.79점·포항 스틸러스)을 제쳤다.
공교롭게 MVP 후보는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 수상자들이었다. 김보경은 “다른 MVP 후보 3명은 나보다 뛰어나다. 내가 그들보다 낫다고 말하히 부끄럽다. 나의 장점을 빛나게 만든 감독님과 동료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MVP를 받을 수 있었다.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이 영광을 선수단과 팬에게 돌리고 싶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문선민과 박빙의 대결을 펼칠 것이라던 예상이 빗나갔다. 감독(5표-3표), 주장(5표-2표), 기자단(43표-30표) 모두 김보경에게 표가 몰렸다.
김보경은 이에 대해 “같이 뛰는 선수들을 보면 나 또한 존경스럽다. 내 장점을 보고 응원해준 선수들이 많았는데 그 덕분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보경의 원 소속팀은 가시와 레이솔이다. 가시와가 2018년 2부리그(J2리그)로 강등돼 울산으로 임대 이적했다. 그리고 그는 35경기 13득점 9도움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울산을 K리그1 2위로 이끌었다. 최종전 패배로 다 잡은 우승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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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경은 2일 열린 2019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MVP를 수상했다. 사진(서울 홍은동)=천정환 기자 |
MVP의 향후 거취는 K리그 프리시즌 최대 관심사다. 가시와는 올해 J2리그 우승으로 J1리그로 승격했다.
하지만 김보경은 아쉽게 놓친 우승에 대한 갈망을 노래했다. 수상 소감에서도 “2등을 실패로 생각하면 진짜 실패한 거다. 울산이 더 좋은 팀으로 우승에 경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발언으로 잔류 의사도 피력
그는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말했는데 우승컵을 들지 못해 고민이 많다. 내 의견도 중요하나 구단, 에이전트의 의견도 수렴한 후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