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성범 기자
공통분모가 많았다. 좌타 외야수에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홈런타자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MLB) 도전 결과는 엇갈렸다. 쓰쓰고 요시토모(29·탬파베이 레이스)는 성공, 김재환(32·두산 베어스)은 실패였다.
김재환의 MLB 도전이 결국 무산됐다. 에이전시인 ‘스포티즌’은 “한 달 동안 MLB 4개 구단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6일 오전 7시(미국 동부 시간 5일 오후 5시)에 포스팅 시한이 결국 마감됐다. 이번 김재환의 MLB 진출 시도는 일단 멈추게 됐다”라고 밝혔다.
같은 유형으로 평가받는 쓰쓰고가 2019년 12월 14일 탬파베이와 2년 1200만달러(약 140억원)에 계약하며 김재환의 MLB행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협상은 지지부진했고 결국 MLB행은 결렬됐다. 김재환과 쓰쓰고는 무엇이 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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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환과 쓰쓰고는 좌타 외야수에 홈런타자로 비슷한 유형으로 평가받았다. 쓰쓰고가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은 반면, 김재환은 MLB행이 무산됐다. 사진=MK스포츠DB |
MLB 구단의 물망에 오르려면 아시아 무대에서 얼마나 꾸준한 활약을 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특히 직전 시즌의 성적은 두말할 것도 없다. 쓰쓰고는 김재환보다 일관된 성적을 남겼다.
쓰쓰고는 일본프로야구에서 통산 10시즌 968경기 타율 0.285 205홈런 613타점 OPS 0.910을 기록했다. 2014년 타율 0.300 22홈런 77타점으로 본격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30홈런-90타점을 유지했다.
김재환은 통산 9시즌 710경기 타율 0.307 144홈런 507타점 OPS 0.942를 기록했다. 주전으로 도약한 시점은 2016년이었다. 2016~2018년 3년간 35홈런-115타점 이상을 기록하며 KBO리그 대표 홈런타자로 우뚝 섰다.
그러나 공인구가 변화한 2019년 직격탄을 맞았다. 타율 0.283 15홈런 91타점 OPS 0.796에 그쳤다. MLB 도전을 선언한 바로 이전 시즌에 치명적인 추락을 겪었다. 김재환은 쓰쓰고보다 활약한 기간이 오래되지도 않았을뿐더러 꾸준함에서도 떨어졌다.
쓰쓰고는 탬파베이 외에도 마이애미 말린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미네소타 트윈스 등과도 연결됐다. 쓰쓰고를 놓친 MLB팀의 다음 목표는 김재환이 될 수 있었다. 실제로 마이애미는 김재환가 접촉한 4개 구단 중 하나였다. 그러나 김재환과 손을 잡은 구단은 없었다. 내부 자원들이 김재환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마이애미는 코리 디커슨(30)을 영입하며 김재환 관심을 접었다. 디커슨은 2019년 MLB에서 78경기 타율 0.304 12홈런 59타점 성적을 남겼다. 2019년 김재환이 KBO에서 기록한 성적보다 낫다. 토론토에는 로우디 텔레즈(타율 0.221 21홈런 54타점), 디트로이트는 C.J 크론(타율 0.253 25홈런 78타점)이 있다. 큰 투자를 하면서까지 김재환을 영입할 이유는 없었다.
2. 포지션
포지션 역시 약점이다. 쓰쓰고는 좌익수, 3루수, 1루수가 가능하다. 수비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그에 반해 김재환이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은 좌익수로 한정적이다.
김재환을 1루수로 세일즈하긴 했다. 그러나 1루는 물음표다. 김재환은 1루수로 통산 180타석 0.213 6홈런 22타점에 그쳤다. 1루수 수비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2016년 이후로는 외야수와 지명타자만 오갔다. 사실상 1루수 정착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포지션의 활용 폭이 넓지 않은 여건이라면 결국 타격에서 강점을 보여줘야 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2019년 치명적인 하락을 겪었고, MLB 구단의 이목을 끌기는 부족했다.
3. 준비 기간
갑작스레 도전해 MLB 구단에 어필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역시 달랐다. 쓰쓰고는 일본 대표팀 역대 최연소 4번 타자로 활약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꽤 오랜 기간 인상을 남겼다. 더 오랜 기간 MLB를 준비했기에 빅리그에서도 쓰쓰고에 대
그러나 김재환은 깜짝 도전이었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이후 포스팅 자격이 주어져 어쩔 수 없던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MLB 구단 입장에서는 데이터가 부족한 아시아 선수였을 뿐이다. 정보가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을 제시하는 것은 큰 모험이었다. mungbean2@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