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안치홍(30)의 롯데 이적 소식에 KIA는 한숨을 내쉬었다. FA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남은 김선빈(31)을 붙잡을 수 있을 지마저 의문이다.
이번 FA 시장의 ‘빅3’ 중 안치홍이 가장 먼저 도장을 찍었다.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KIA가 아니라 롯데가 안치홍을 품었다. 세 차례나 골든글러브 2루수 부문을 수상한 안치홍을 영입하면서 공격과 수비를 강화했다. 특히 ‘센터라인’은 롯데의 약점으로 꼽혔다.
안치홍이 KIA와 협상 속도가 느려지자, 롯데가 지난해 말부터 접촉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영입 경쟁은 아니었다. 롯데도 국가대표 2루수 출신 안치홍을 눈여겨봤다. 그리고 2+2년 총액 56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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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빈은 KIA 타이거즈에 남을까. 사진=옥영화 기자 |
2009년 프로에 입문한 안치홍은 군 복무(경찰야구단)를 제외하고 줄곧 KIA 유니폼만 입었다. 이번이 첫 이적이다. 롯데 이적을 놓고 고심이 컸다던 안치홍이다.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 그만큼 예상 밖이었다. 거꾸로 KIA의 충격이 컸다.
KIA는 ‘내부 토끼’ 안치홍과 김선빈을 모두 붙잡겠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투자의 효율성을 고려했다. 어느 해보다 FA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쳤다. 어느 구단이든 씀씀이가 과거처럼 클 수 없었다.
롯데도 안치홍과 계약서에 옵트 아웃 옵션 조항을 명시했다. 2년 계약을 자동 연장하더라도 총액 56억원이다. 외부 FA 계약 규모로 예년보다 아주 비싼 금액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KIA다. 주전 2루수(지난해 1루수로 간혹 뛰기도 했지만) 안치홍을 놓치면서 센터라인이 흔들리게 됐다. 김선빈과 계약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
안치홍처럼 FA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될 수도 있다. 유격수 김선빈을 원하는 다른 구단이 ‘충분히’ 등장할 수 있다.
KIA는 김선빈만큼은 붙잡겠다는 생각이다. 구단은 김선빈 측과 꾸준하게 만나면서 교감을 나누고 있다
한 마리 토끼로 줄었으며 투자할 금액은 그대로다. 그러나 구단의 전략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오버페이’는 지양한다는 분위기다. 호랑이군단은 김선빈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