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2일 구자욱(27)과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한 이학주(30)는 연봉 문제로 삼성 라이온즈의 스프링캠프 ‘후발대’에 합류했다.
이학주는 연봉 9000만원에 계약했다. 전년 대비 6300만원이 올랐다. 구단이 10일 발표한 재계약 대상자 49명 중 인상률은 233%로 1위다.
인상 금액만 비교하면, 오승환(38·6억원→12억원)에 이어 2위다. 오승환은 특별한 경우다. 지난해 중반 가세해 반쪽짜리 연봉이었던 데다 해외 원정 도박에 따른 징계로 한 경기도 뛸 수 없었다. 해가 바뀌고 오승환의 연봉이 껑충 뛸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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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학주는 6300만원이 오른 9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
2017년 이후 최근 4년간 비FA 계약자의 인상 금액만 살펴도, 이학주는 좋은 대우를 받았다. 오승환을 제외하고 6300만원보다 많은 금액이 오른 경우는 9번뿐이었다. 1억원 이상 오른 건 오승환이 유일했다. 최충연(23)이 2019년 9000만원이 인상돼 1억3500만원을 받은 게 ‘기록적인 일’이었다.
이학주는 억대 연봉을 원했으나 강경한 태도의 구단에 백기를 들었다. 그래도 9000만원이었다. 과거 삼성 신인상 출신 선수들과 비교해도 인상 폭이 컸다. ‘너무 많이 받게 돼 미안해서 협상이 길어진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삼성 입단 전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고도 기회를 얻은 이학주였다. KBO리그 첫 시즌에 118경기 타율 0.262 7홈런 36타점 15도루를 기록했다. 어이없는 수비로 실책 19개도 범했다. 리그 실책 2위였다. 지난해 8월에는 허리 통증으로 3주간 결장하기도 했다.
KBO리그에 서서히 적응하면서 8월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인 이학주의 두 번째 시즌을 기대하는 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연봉 협상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를 놓고 진행한다. 즉, 이학주가 삼상 타자 중 고과 산정 1위였다는 의미다.
삼성은 이학주의 연봉 협상 과정에서 두 가지를 높이 평가했다. 첫째, 주전 유격수였다. 둘째, 팀 내 결승타 1위(10회)였다. 유격수는 가장 수비가 힘들고 체력 소모가 많은 포지션이다. 결승타가 많다는 건 중요한 순간에 강하다는 뜻이다. 삼성은 지난해 60승을 했다.
물론, 물가 상승도 고려해야 했다. 단, 타 구단을 의식하지 않았다. 구단 자체 기준을 두고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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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 박해민 구자욱(이상 8000만원) 심창민(7000만원)
2018년 : 구자욱(8000만원) 장필준(7500만원) 강한울(6500만원)
2019년 : 최충연(9000만원) 박해민 김헌곤(7000만원)
2020년 : 오승환(6억원) 이학주(6300만원) 임현준(5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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