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선주자로 각광받던 존 메케인 미국 상원의원(애리조나, 공화당)이 의회 청문회에서 시민단체에 욕설을 퍼부으며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는 매케인 상원의원은 29일(현지시간) 군사위원회 청문회장 방청석의 시위대를 향해 "쓰레기같은 인간들(low-life scum)”이라고 소리 높여 말했다.
상황은 다음과 같다. 여성 반전 시민단체인'핑크코드'는 이날 시위를 열기 위해 일찍부터 방청석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청문회장으로 들어와 착석하자 핑크코드 회원들은 '키신저는 전범'이라는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어올리며 청문회장 안에서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키신저를 전범으로 체포하라”고 연호했다. 일부 시위대는 죄수용 수갑을 키신저 전 국무장관 바로 앞에서 흔들며 조롱하기도 했다.
이에 청문회를 개회하려던 매케인 의원은 "닥치지 않으면 당장 경찰을 부르겠다”며"당장 여기서 나가라, 이 쓰레기같은 인간들아”고 덧붙였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과거 미국이 베트남, 방글라데시, 칠레, 키프로스, 동티모르 등 여러 분쟁과 전쟁에 개입했을 당시 이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일부 시민단체들로부터'전범'이라는 비난을 듣기도 한다.
매케인 의원은 막말 논란이 확산되자 당일 오후 성명을 발표하고"오늘 핑크 코드의 무례한 행동은 도가 지나쳤다”며 "증인(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안전이 위협
매케인 의원은 전형적인 군사적 매파다. 지난 20일에는 이스라엘을 방문해 IS 격퇴를 위한 국제 연합군의 지상군 투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베트남 참전용사 출신인 그는 당시 전쟁포로로 붙잡혀 5년반을 독방에서 지내기도 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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