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양대 보험사인 중국 생명보험과 핑안 보험이 수천억원 규모의 미국의 노른자위 부동산을 사들인다. 중국 정부가 최근 위안화의 국제화 추진 차원에서 1700조원에 달하는 보험자산의 해외투자 규제를 대폭 풀어주면서 중국 보험사들의 해외부동산 투자가 불붙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중국생명보험과 핑안보험이 미국의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티시먼스파이어가 보스턴의 노른자위 지역으로 꼽히는 ‘시포트 디스트릭트’에 추진 중인 재개발사업의 지분을 취득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13층짜리 오피스빌딩과 9층짜리 아파트 등을 짓는 복합개발 5억달러 규모의 대형 건설 프로젝트다.
티시먼스파이어의 롭 스파이어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생명보험과 핑안보험이 사업에 참여하는 것 맞지만 구체적인 지분 배정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두 보험사와 티시먼스파이어는 3분의 1씩 지분을 나눠 가질 예정이라고 WSJ는 전했다.
보험료 기준 중국 내 1~2위 업체인 중국생명보험과 핑안보험이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의 보험사들은 2012년까지는 중국 정부의 규제로 해외 부동산에 투자를 하지 못했으나 이후 규제가 풀리면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특히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보험 자산의 해외 투자 대상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한 ‘중국 보험 자산의 해외투자 정책 조정안’을 최근 발표했다.
이 조정안은 보험 자산의 해외 투자 범위와 보험업계의 투자 자유를 보장하는 내용으로, 보험 자산의 해외 투자 가능 지역을 45개 국가로 확대했다.
보험업계가 해외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도 늘어났다. 이번에 조정된 해외투자 규정은 보험회사의 해외투자 규모를 지난 분기 말 기준 총자산의 15%까지 확대했다. 현재 보험기관의 해외 투자 규모는 총 자산의 1.44% 수준이다. 기존에는 BBB등급 이상의 채권에만 투자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규정은 BBB- 이상으로 채권 투자 범위도 확대했다. 중국 보험업계는 이번 조치로 10조 위안(약 1700조 원)이 넘는 보험 자산중 상당 부분이 해외 투자에 쓰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13년도 이후 중국 보험 업계의 해외 투자는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안방보험 등 중국 보험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초 유럽의 중소 보험사와 호텔 등을 속속 사들이고 있다.
시장정보업체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중국 보험사들은 올해 들어 총 25억달러의 해외 부동산을 사들여 이미 지난 해 투자금액을 돌파했다.
지난 2012년 54억달러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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