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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엣시’ 창업자 로브칼린 [출처 = 가디언] |
당시 쇼핑몰 대세인 ‘e베이’가 있었지만 칼린은 자신의 상품이 ‘수만개 상품 중 하나’로 묻히기 보다는 특색있는 상품이 되길 원했다. 그는 고민 끝에 직접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했다. 자신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 목공예, 뜨개질, 도자기 등 수공예로 만든 제품만판매하는 ‘핸드메이드 전문 P2P쇼핑몰’을 만든 것이다.
이 쇼핑몰은 10년이 지난 지금 2조원대 기업가치를 바라보는 ‘엣시(Etsy)’로 변신했다.
15일(현지시간)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욕 브룩클린 소재 쇼핑몰 엣시는 주당 16달러로 1670만주를 공모한 결과 총 2억6700만달러의 추가자금을 조달했다. 엣시 기업가치는 이번 자금조달을 통해 17억8000만달러로 도약했다.
이같은 엣시 기업가치는 미국의 유명 스타트업인 팰런티어(15억달러), 스냅챗(15억달러), 스페이스X(12억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엣시는 상장을 통해 유입된 자금은 해외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엣시는 지난달 나스닥증시에 IPO를 신청했고 16일(현지시간)부터 거래가 시작된다.
엣시의 가장 큰 성공 배경은 칼린이 선견지명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상당수 미국인들, 특히 주부들은 집에서 직접 물건을 제작하는 것을 즐긴다. 아울러 소비자입장에선 당시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저렴하고도 독창적인 선물을 고르는 이가 늘고 있었다. 칼린은 당시 몰을 오픈하면서 “엣시를 예술가(artist)들의 천국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엣시 회원수는 대한민국 국민수와 맞먹은 5400만명이다. 활동 판매자수는 140만명, 활동 고객수는 1980만명이다. 고객층 확보와 함게 다양하고 풍부한 수공예 창작자들을 공급자로 확보한 것도 엣시의 성장 비결이다.
엣시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수입을 얻고 싶어 하는 손재주 있는 주부들을 공급자로 끌여 들였고 이런 주부들은 ‘엣시안(Etsian)’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판매자의 86%가 여성이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대박을 터뜨린 판매자들도 적지않다. 톱클래스 판매자들은 연매출은 수십만 달러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느 쇼핑몰처럼 도소매 업자들에게 가격을 후려쳐 뜯어내는 구조가 아니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든 것이다.
수익 모델도 확실하다. 회사는 판매자들의 매출의 3.5%를 챙기는 것 외에 신상품을 등록할 때마다 20센트를 따로 받는다.
상품을 24시간 노출시킬 수 있는 별도 페이지의 이용료는 7∼15달러이다. 연간 회사가 등록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돈은 1200만달러 이상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작년 매출은 1억9560만달러로 지난 2013년 대비 56% 성장했다.
또다른 경영전략의 성공 배경 중 하나는 창업자가 회사의 질적 성장을 전문경영인에게 자리를 양보했다는 것이다.
칼린은 지난 2011년 당시 야후의 임원이었던 채드 디커슨(42)에게 CEO자리를 맡겼다. 디커슨 CEO는 이번 상장 과정에 골드만삭스그룹과 모건스탠리 등 월가의 큰손들을 끌여들여 투자금모집과 기업가치 성장을 주도했다.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역풍도 불고 있다. 초기 쇼핑몰이 내세웠던 ‘진짜 수공예품’이라는 명성이 일부 제품의 경우 공장 제품이라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위협받고 있다. 아울러 투자자가 늘면서 회사경영이 외압에 휘둘리고 엣시의 공식 블로그인 ’스토크‘에 담긴 판매자들의 불평글이 삭제된다는 비판도 있다.
*2조 가치 ‘엣시’는 어떤 기업
업종 : 수공예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창업년도 : 2005년
기업가치 : 17억8000만달러
회원수 : 5400만명
판매자등록수 : 140만명
매출 : 1억9560만달러(2014년)
창업자: 로브칼린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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