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도난당한 고가의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이 35년만에 제 주인을 찾았다. 하지만 바이올린은 연주하던 주인은 이미 고인이 돼 평생을 마음속에 품고 있던 애장품을 볼 수 없게 됐다.
미국 언론은 35년전 행방불명됐던 저명한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로만 토텐버그의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다시 세상에 나온 이야기를 6일(현지시간) 일제히 전했다. 토텐버그가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잃어버린 것은 지난 1980년 5월 15일로 여느 때와 다름없이 공연을 마친뒤 지인들과 파티를 즐기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애장품인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어느 곳에도 없었고, 이내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매사추세츠주 롱이음악학교 학장이던 토텐버그는 그의 제자였던 필립 존슨을 범인으로 의심했다. 그날 밤 존슨이 사무실을 배회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을 댈 수 없었던 토텐버그는 아무런 법적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35년이 흐른 올초에 스타라디바리우스가 존슨의 집에서 드디어 발견됐다. 4년 전 암으로 사망한 존슨의 유품을 정리하던 그의 아내는 우연히 바이올린을 발견하고 이를 감정사에게 의뢰했다. 281년 된 스타라디바리우스를 보고 깜짝 놀란 감정사는 이를 곧장 연방수사국(FBI)에 신고했고, 그렇게 스타라디바리우스는 35년만에 원래 주인 품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토텐버그는 이미 3년전 세상을 떠난 뒤였다.
스타라디바리우스를 건네받은 토텐버가의 딸 니나는 6일 기념행사에서 울먹이며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2주 전까지 바이올린을 연주했다”며 고인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니나를 비롯한 세 딸은 “아버지의 스타라디바리우스를 팔 예정이지만 수집가가 아닌 연주가에게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라디바리우스로 멋진 공연을 펼칠 수 있는 자만이 아버지 애장품의 주인이 돼야 한다는 의미에서였다.
스타라디바리우스는 17~18세기에 걸쳐 이탈리아의 바이올린 제작 명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만든 바이올린이다. 스트라디바리는 바이올린, 기타 등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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