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시 인근의 한 가정에서 어린이 6명과 어른 2명이 수갑이 채워진채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집 안에 있던 흑인 남성 용의자 데이비드 컨리(49)이 투항토록 설득한 뒤 3건의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긴급 체포했다.
해리스 카운티 법원은 경찰로 하여금 컨리를 보석 없이 구금하도록 지시했다.
9일(현지시간) 지역 방송인 KHOU 방송과 NBC 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해리스 카운티 경찰은 전날 오후 9시께 휴스턴 인근의 한 가정에서 일상적인 가택 순찰을 하던 중 집에서 응답이 없자 이를 수상하게 여기고 주시했다.
자체 정보를 통해 과거에 이 집에 사는 가족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됐었던 컨리가 집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집 주변을 통제했고, 상황 중 열린 창문을 통해 어린이의 시신을 발견했다.
해리스 카운티 경찰국의 토머스 길리랜드 대변인은 “어린이의 시신을 발견한 경사 1명과 경관 3명 등 4명의 경찰이 ‘고위험작전 전담반’이 출동하기 전 곧바로 집에 침투해 총을 발포한 용의자와 총격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후 경찰은 전문 협상가를 동원해 용의자를 설득했고, 약 1시간 후 항복한 용의자를 큰 저항 없이 검거했다.
총격 대치가 끝난 뒤 집에 들어간 경찰은 시신 8구를 발견했다. 경찰은 컨리가 8명을 도망가지 못하게 결박한 뒤 희생자의 머리에 한 발씩 총을 쏴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신문인 휴스턴 크로니클은 희생자의 신원이 드웨인 잭슨(50), 발레리 잭슨(40) 부부와 이들의 자녀 5명, 컨리의 아들인 내서니엘(13)이라고 소개했다. 숨진 어린이들의 나이는 6∼13세 사이였다.
해리스 카운티 경찰국은 9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컨리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 사실은 없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 용의자인 컨리와 집주인 발레리는 과거 연인 사이였으며 컨리는 발레리를 최소 2000년부터 수차례 폭행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컨리는 2013년에도 발레리를 칼로 위협한 죄로 징역 9개월을 선고받았다.
최근인 지난달에는 발레리가 허리띠로 자신의 아들을 때리려던 컨리를 제지하자 컨리는 발레리의 머리를 냉장고에 수차례 처박아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컨리는 2000년 당시 여자 친구와 그의 갓난아이를 칼로 협박하는 등 여성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폭행을 휘두르고 강·절도,
또 발레리는 2012년에는 별거 중이던 남편 드웨인을 상대로 법원에 긴급 보호 명령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나 숨진 부부와 용의자 컨리의 관계를 밝히는 것이 수사와 범행 동기, 정확한 사건 규명을 위한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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