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패스트푸드 체인 버거킹이 라이벌 기업 맥도날드에 서로의 간판 제품을 섞어 ‘맥와퍼’를 만들자는 ‘평화 제안’을 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버거킹은 26일(현지시간) 일간지 뉴욕타임스와 시카고트리뷴에 “버거킹이 맥도날드에 보내는 편지”란 제목을 단 전면광고를 게재했다. 이 광고에서 버거킹은 맥도날드에 하루 동안 각자를 대표하는 햄버거 ‘와퍼’와 ‘빅 맥’을 섞은 이른바 ‘맥와퍼’를 만들어 팔자고 공개 제안했다.
버거킹은 이 ‘제안서’에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우리 사이에 사소한 차이점이 있는 건 알지만, 잠시나마 이 ‘버거 전쟁’을 그치고 포화를 멈추는 건 어떤가”란 글귀와 함께 “당신들의 빅 맥과 우리의 와퍼에서 가장 맛있는 요소를 합쳐, 하나의 맛있는 ‘평화를 사랑하는 버거’를 만들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버거킹이 제안한 하루는 UN이 정한 세계 평화의 날 9월 21일이다. 평화를 상징하기 위해 버거킹은 양측 본사로부터 정확히 중간 지점에 위치한 애틀랜타 주 특정 위치에서 맥와퍼를 팔자고 제안했다. 같은 취지에서 맥와퍼를 팔아 얻는 수익을 ‘피스 원 데이(Peace One Day)’라는 비영리단체에 전액 기부하자고도 덧붙였다.
이번 제안이 진심임을 전달하고자 버거킹은 ‘맥와퍼 닷컴’이란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버거킹의 구운 패티에 맥도날드의 빵을 섞자는 등 구체적인 ‘맥와퍼’ 제작 계획안까지 올려놓았다. 신문 광고에서도 버거킹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단지 맥도날드의 재료를 버거킹의 것과 합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원 몇 명에 불과하다”며 맥도날드가 받을 부담이 크지 않음을 강조했다.
버거킹의 ‘진정성’에도 불구하고 상대편 맥도날드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스티브 이스터브룩 맥도날드 CEO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버거킹의 제안을 두고 “훌륭한 아이디어. 좋은 취지가 감명깊다”라면서도 “우리는 진짜 전쟁이 아닌 그저 선의의 비즈니스 경쟁을 펼치고 있을 뿐”이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대신 “우리 두
이에 대해 미국 방송 CNN머니는 “맥도날드가 막연한 역제안으로 버거킹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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