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혼조 마감…전세계 금융시장 '큰 혼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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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증시 혼조마감/사진=연합뉴스 |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17일(현지시간) 전 세계 금융시장은 큰 혼란 없이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번 동결 이후 언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엄존하는 바람에 주식 등 일부 금융시장은 당초 예측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아울러 연준의 금리 동결 발표 이전에 거래가 끝난 일부 국가의 금융시장은 혼조세 양상을 보여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발표에 앞선 불확실성이 적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연준은 이틀간에 걸쳐 금리·통화 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현재의 0∼0.25%로 유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연준은 성명에서 향후 금리인상 여부 판단 과정에서 "노동시장 조건과 물가 지표, 물가상승 전망, 금융시장, 국제적 상황"을 고려해 향후 금리인상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금리 동결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신흥국의 경제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 전세계적인 경제 불안과 성장 둔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옐런 의장의 이 언급은 뉴욕증시가 막판 혼조세로 돌아서고, 국채 금리의 변동폭이 예상보다는 컸던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연준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부터 '제로금리'로 불리는 지금의 기준금리를 유지해 왔습니다.
◇뉴욕증시 예상밖 '혼조'…유럽도 등락 엇갈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5.21포인트(0.39%) 내린 16,674.74에 마감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5.11포인트(0.26%) 하락한 1,990.20에 장을 마쳤습니다.
반면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71포인트(0.10%) 오른 4,893.95에 거래를 끝냈습니다.
당초 뉴욕증시는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우려와 경계감 속에 지수별로 소폭의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금리 동결 발표가 있은 직후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가 이내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연준이 언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냐에 대한 불확실성과 옐런 의장의 '세계 경제 둔화 우려' 발언 때문으로 풀이됐습니다.
시장에서는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10월 회의 때 올릴 것이라는 분석에서부터 금리 인상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희망까지 '백가쟁명' 식으로 전망이 갈렸습니다.
매년 8차례 열리는 FOMC 회의 가운데 올해에는 10월(27∼28일)과 12월(15∼16일) 두 차례만 남았습니다. 내년에는 1월(26∼27일) 회의를 시작으로 3월, 4월, 6월 등 상반기에 4차례 열립니다.
시장에서는 차기 회의가 열릴 때까지 경제적 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보지만, 현재로서는 '올해 12월 인상' 관측이 우세한 편입니다.
연준이 금리 동결을 발표하기에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증시는 국가별로 등락이 엇갈렸지만 큰 변동과 혼란은 없었습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0.68% 내린 6,186.99에 장을 마쳤습니다.
반대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20% 상승한 4,655.14를 기록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 역시 0.02% 오른 10,229.58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50지수는 0.12% 오른 3,255.79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국가별로 주가의 방향이 엇갈린 것은 연준의 금리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져 투자자들이 어느 한쪽 방향으로 일제히 움직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국제유가·금시장 비교적 안정…채권값은 올라
국제유가와 금 시장은 연준의 금리 동결 발표의 영향에서 다소 비켜난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5센트(0.5%) 하락한 배럴당 46.90달러에 마감했습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51센트(1.0%) 내린 배럴당 49.24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날 국제유가는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로 상승 압력을 받았지만, 공급과잉 우려가 더 큰 힘을 발휘하는 바람에 떨어졌습니다.
미국의 주간 상업용 석유관련 제품 재고량이 13억 배럴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공급과잉 우려를 키워 '금리 동결에 따른 상승 압력'을 압도했습니다.
금값도 소폭 떨어졌습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금값은 떨어지고 반대로 금리가 인하·동결되면 금값은 대체로 오르지만, 이날 금시장이 금리 동결 발표 이전에 마감한 탓에 금리 동결 발표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0달러 떨어진 온스당 1,117.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그러다 금리 동결 발표 이후 장외 전자거래에서 금값은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미국 국채시장은 연준의 금리 동결 발표의 영향대로 움직였습니다.
다만 변동폭은 예상보다 컸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당초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동결 발표 이전까지 매수세가 우위를 보이며 전날 종가보다 수익률이 3∼4bp(1bp=0.01%포인트)가량 떨어지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0bp 하락한 2.19%를 나타냈습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3bp 떨어진 0.68%에 머물렀습니다. 세계 경기 둔화를 우려한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국채 수익률 변동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동결하면 대체로 국채 수익률은 떨어지게 돼 국채 가격은 오릅니다.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국채 수익률은 오르게 돼 가격은 떨어집니다.
◇금융기관 "세계경제 불안 우려 커졌다"
연준의 금리 동결 발표와 옐런 의장의 '전세계 경기 둔화' 우려 발언이 나온 직후 내로라하는 금융·투자 기관들은 대체로 "전세계 경기부진 우려가 커졌다"는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저마다 기준금리 인상 예상 시점을 조정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세계 경제·금융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중앙은행의 정책결정문은 예상보다 강한 수준"이라는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 중앙은행이 세계 경제·금융 상황이 미국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 눈길을 끈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바클레이스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 대다수가 연내 금리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점차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씨티은행은 "이
UBS 역시 "중앙은행이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배경으로 세계 경제·금융 상황을 언급한 만큼 큰 변화가 없다면 연내 금리인상이 과연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면서 금리인상 예상 시점을 당초 9월에서 12월로 늦춰 잡았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