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극 횡단에 나선 영국인 탐험가 헨리 워슬리(55)가 남극점 도달을 눈 앞에 두고 25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AP통신 등은 워슬리가 탈진해 칠레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장기부전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워슬리는 지난해 11월부터 누구의 도움이나 별도 이동 수단없이 71일 동안 1500㎞를 이동했다. 그는 지난 22일부터 복막염 등에 시달리며 이틀간 텐트에서 나올 수조차 없게 되자 구조를 요청했다. 목표 지점을 불과 48㎞를 남겨두고서 였다.
워슬리는 “점차 사라지던 육체적 인내가 오늘 한계에 달했다”며 “목표 지점을 얼마 안 남기고 이 여행이 끝났다고 밝히는 지금 슬픔이 밀려온다”고 남극에서의 마지막 기록을 남겼다.
36년간 군 복무 뒤 퇴역한 워슬리는 탐험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약 100년전 남극 탐험에 나섰던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에 깊은 감명을 받아 그에 대한 책을 쓰기도 했다.
워슬리는 이번 도전을 계기로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 부부, 해리 왕자의 도움으로 퇴역 상이군인을 위한 기금 10만파운드(약 1억7000만원)도 모았다. 윌리엄 왕세손은 “해리 왕자와 나는 워슬리의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에 잠겼다”며 “위대한 용기와 투지를 보여준 그와 인연을 맺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
남극 여행 중 워슬리를 만난 적이 있다는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워슬리를 잃은 슬픔을 표현할 길이 없다”며 페이스북에 애도 글을 남겼다.
생전 고인의 영웅이었던 섀클턴의 손녀 알렉산드라 섀클턴도 “매우 슬픈 날이며 ,탐험계의 큰 손실”이라고 워슬리를 추모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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