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가 계속되는 증시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증권당국 수장을 경질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중국 국무원이 그동안 사임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던 샤오강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을 해임 조치하고 류스위 중국 농업은행 이사장을 새 증감회 주석으로 임명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킷 브레이커 제도 도입을 주도했던 샤오 전 주석에게 그간의 증시혼란 책임을 물어 해임 조치한 것이다. 당시 어설픈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던 서킷 브레이커는 도입 나흘 만에 중단됐다. 샤오 전 주석은 지난 2014년 1월 임명된 지 10개월 만에 국가안전위원회 금융부 위원으로 좌천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온 것을 시작으로 증시 폭락 때마다 사임설과 경질설이 파다했다.
중국 정부로부터 ‘구원투수’로 중용된 류 신임 주석은 은행권 출신으로 중앙은행 부행장과 국유은행 이사장을 거친 경력을 갖고 있다.
류 주석은 칭화대 수리공정학과를 졸업한 뒤 상하이시 경제개발 업무에 참여한 데 이어 은행권에 들어와 2002년부터 인민은행 판공청 주임, 행장조리, 부행장 등을 거쳐 2014년부터 중국 농업은행 서기 및 이사장을 지냈다. 각 부처의 이해관계 조정 측면에서 성과를 냈고 금융위기 대처, 중앙은행 및 금융기관 재편성, 국유은행 개혁, 농촌금융 개혁 등 업무를 주도해왔던 인물로 알려졌다.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 경기침체 움직임과 함께 지난 6월부터 수차례 폭락장세를 연출하며 극심한 불안기를 거쳤던 중국 증시가 류 주석 취임으로 안정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최근 리커창 총리가 지난해 증시와 외환시장의 이상 파동의 경험과 교훈을 총결산해 위기대처 능력을 제고할 것을 주문한 데서 류 주석의 역할을 짐작해볼 수 있다
류 주석은 적극적인 정책 개입으로 증시 안정을 이끄는 한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대도시 신용평가사의 시스템 위기와 농촌 금융기관의 예금인출 사태를 처리했던 경험과 인터넷 금융업무를 관할했던 경력이 긍정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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