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자기기업체 샤프가 경영권을 대만 폭스콘(홍하이)에 매각했다.
NHK를 비롯한 일본 언론은 샤프가 25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폭스콘이 제시한 6600억엔(약 7조2800억원)의 지원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폭스콘은 인수 경쟁자였던 일본 민관투자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보다 약 1600억엔이 많은 6600억엔 규모의 지원금을 내놓기로 했다. 이중 5000억엔 규모는 증자 형태로, 나머지는 우선주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총 지원액 가운데 1000억엔은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고용과 사업 구조를 원칙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안을 내걸면서 샤프 경영진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는 창업한지 100년이 넘은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기기 회사지만 그동안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에서 고전했다. 미국, 한국 등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경쟁에서 밀렸고 가격경쟁력마저 잃으면서 자금난을 겪어왔다.
2011~2012년 직원의 10%를 내보내고 자산을 매각 하는 등 경영재건 계획안을 마련했지만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면서 결국 이번에 새주인을 맞게 됐다. 일본 전자기기 회사가 외국계 기업에 인수되는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폭스콘은 1974년 대만에서 플라스틱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로 출발했다. 1980년대 초 PC조립 사업을 시작했고 1997년부터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현재는 컴퓨터,
전세계에서 120만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으며 애플, 소니, 블랙베리, 휴렛패커드(HP), 델,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납품한다. 연매출은 약 140조원이며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매출액 기준)로 큰 IT회사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