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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샨타 레트나싱엄-유네스코 민간사업 협력국장 <김재훈 기자> |
샨타 레트나싱엄 유네스코 민간사업협력국장(59)은 소녀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왜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한지 단어마다 힘주어 설명했다. “저 역시 두 딸의 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말미에 덧붙인 한 마디는 그의 열정에 진심을 보탰다.
레트나싱엄 국장은 스리랑카계 영국인으로 영국 버밍엄대를 졸업하고 1994년부터 유네스코에서 일해 왔다. 유네스코는 유엔 회원국들의 분담금으로 조성된 2016~2017년도 정규예산 6억6700만 달러 외에 3억9300만 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민간 기업과 재단 등으로부터 받아 운용하고 있다. 민간사업 협력분야를 11년째 진두지휘하고 있는 그를 24일 매일경제 사옥에서 만났다. 그는 2014년 7월부터 아시아 문화기업 최초로 파트너십을 맺은 CJ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의 논의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회원국 정부나 공공기관 등에 자금 원조를 요청하는 것과 민간기업 파트너십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가 계획된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프로그램을 함께 발전시키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라는 점입니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의 역량과 노하우가 사회적 가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와 CSV(공유가치창출) 경영이 강조되면서 기업들의 참여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1998년 로레알과 함께 개도국의 젊은 여성과학자를 지원하는 ‘포 위민 인 사이언스 파트너(For Women in Science Partners)’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 중국 완다그룹 등 전 세계 기업들이 유네스코와 협업하고 있다.
“CJ그룹과 유네스코는 교육과 문화라는 접점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재정적인 지원이 아니라 정체성과 사회공헌 측면에서 공유하고 함께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보고 ‘함께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는 “K-Pop 콘서트 등 한류 콘텐츠를 통해 젊은 세대에 소녀교육의 의미를 알리고, 그들이 ‘착한 소비’를 통해 기부 활동에 동참할 수 있게 만드는 건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녀교육이 갑자기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 아시아 및 아프리카에서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녀들이 6000만명(2014년 기준)에 달하고 전체 문맹자의 67%가 여성이다. 지난해 9월 유엔이 선포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서 소녀교육의 구체적 목표가 제시되고,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본부를 방문해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Better Life for Girls) 구상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소녀교육은 국제사회와 한국 정부의 관심 아젠다로 부상했다. 지난 5일 외교부와 유네스코는 박 대통령의 구상 이행을 위한 협력의향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레트나싱엄 국장은 “반기문 유엔 총장으로부터 유네스코의 지원으로 만든 책을 가지고 공부했었다는 얘기를 듣고 감명을 받았었다.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발돋움한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인상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네스코의 프로젝트는 수혜 대상이 확실하고, 프로젝트가 끝나도 지속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평생교육과 ‘모두를 위한 교육’은 중요하다”며 “유네스코는 소녀교육에 있어 각 나라에
“세계에서 주목받는 여성 리더들은 교육이 있었기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교육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열쇠입니다.”
[홍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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