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와 철광석, 구리, 아연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지난달 이후 연일 반등세를 이어가면서 원자재 시장랠리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칭다오항으로 수입되는 철광석 가격이 전일보다 19% 치솟은 t당 63.74달러를 기록,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하루 상승률로는 지난 2009년 이후 7년래 가장 큰 오름폭이다. 이날 다롄상품거래소에서도 철광석은 가격 제한폭까지 급등했다.
중국 철강산업 포털인 마이스틸닷컴에 따르면 허베이 탕산 일대에서 생산된 강철괴 가격이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개막한 뒤 사흘간 15% 수직상승했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 바로미터로 통하는 구리 가격은 최근 5거래일 동안 5.3% 상승했고 아연 가격도 올 1월 중순 바닥을 찍은 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철강제품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원자재 블랙홀 역할을 했던 중국 경제가 심각한 침체국면에 빠지면서 그 반작용으로 중국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때문이다. 실제로 전인대를 통해 중국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를 대폭 확대해 정부 투자지출을 늘리는 한편 통화공급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여기기에다 공급측 개혁의 일환으로 석탄, 철강 등 생산과잉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수급이 안정돼 원자재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설비 증설을 엄격히 통제하고 노후 설비를 도태시키는 한편 과잉생산능력을 점진적으로 해소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자오 차오위엔 중국상품선물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철광석 가격 급등은 펀더멘털과는 달리 시장 심리에 의한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 경기 부양책이 철강 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했던 국제유가도 야금야금 오르더니 어느새 배럴당 40달러선을 회복하면서 유가흐름 기조가 변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이날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4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보다 5.4% 급등한 배럴당 40.8달러에 마감, 올들어 처음으로 배럴당 40달러선을 회복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도 5.5% 오른 배럴당 37.9달러에 마감,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산유국들이 생산량 동결을 논의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유가 급등을 이끌었다. 아랍에미리트(UAE) 수하일 알마즈루이 에너지장관은 “모든 국가가 생산량을 동결하는 것이 논리적”이라며 “현 유가 수준에서 어떤 국가도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또 로이터는 주요 OPEC 회원국이 가격을 배럴당 50달러에 맞추기 위한 비공식 대화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자재값 상승세가 기조적 변화가 아니라 단순히 시장 기대감에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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