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경찰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비판한 네덜란드 국적의 여성 기자를 억류했다 풀어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언론 탄압이 도를 넘은 것 아니냐는 국제사회 비판이 들끓고 있다.
24일(현지시간) 가디언과 AFP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적의 기자 에브루 우마르(45)는 최근 네덜란드 일간지인 메트로에 에르도안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쓴 뒤 기사 일부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것이 문제가 돼 체포됐다. 네덜란드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우마르는 터키 서부에 위치한 리조트 마을인 쿠사다시에서 휴일 저녁을 보내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터키 경찰에 체포됐다. 그가 트위터에 남긴 글을 누군가 터키 정부 관계자에 핫라인을 통해 보고한 것이 체포로 이어졌다.
우마르는 체포 직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경찰이 문 밖에 있다. 농담이 아니다”라고 썼다. 우마르는 경찰서로 연행된 뒤 조사를 받고 풀려났지만 출국이 금지된 상태다. 해외로 출국하려면 수일 전에 미리 터키 경찰에 보고해야 한다.
우마르는 그 동안 네덜란드와 터키 간 외교 논란에 대한 글을 써왔고 이슬람 과격주의에 대해서도 비판해왔다.
터키에서는 대통령을 모욕하면 최대 4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실제로 법이 집행된 사례는 극히 드물지만 지난 2014년 에르도안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 모욕죄로 검찰이 기소한 건수만 1800건을 넘는다.
지난달 31일에는 독일의 쇼 진행자인 코미디언 얀 뵈머만이 에르도안 대통령을 조롱하는 풍자시를 방송하자 터키 정부는 독일 주재 터키 대사를 통해 뵈머만을 처벌할
앞서 지난해 9월에는 네덜란드 프리랜서 언론인이 쿠르드 노동자당(PKK)과 터키 치안군 간 충돌 와중에 터키에 억류됐다 추방됐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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