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1923년 발생한 간토(관동·關東)대지진 때 일본인에 학살된 조선인이 포함된 사망자 명부가 일본 공식문서에서 발견됐다.
71명의 이름이 포함된 이 명부에는 한국 정부가 지난해 말 공식 확인한 조선인 피해자 중 일부와 당시 학살 증언 내용과 일치하는 조선인의 이름이 담겨 있다.
이 명부는 다카노 히로야스 홋카이도 오타루 상과대학 교수와 조선인 학살 진상 규명에 반평생을 바친 일본인 니시자키 마사오 씨, 재일동포 오충공 다큐멘터리 감독 등이 9일 공개했다.
대지진 발생 다음 해인 1924년 일본 도쿄 진재구호사무국이 신고를 받아 피해자 기록 카드인 ‘지진재앙 임시사망자명부((震災假靈名簿 震災死亡者調査表·진재가령명부 진재사망자조사표)’를 작성했는데 여기에 조선인 기록이 포함돼 있다. 다카노 교수는 이 명부에 조선인의 이름이 남아 있는 것을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 도쿄도 위령당 납골당 창고에서 발견했고, 이후 니시자키 씨가 조선인 명부를 꾸준히 정리해왔다.
5만장에 이르는 사망자명부 조사표 가운데 니시자키 씨가 추려낸 조선인은 71명이다. 중국인 등 외국인까지 합치면 100여명이 된다. 조사가 더 이뤄지면 조선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명부에는 1950년대 한국 정부가 작성한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피해자 명부 중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공식 확인한 피해자도 일부 포함돼 있다.
한국과 일본 기록에서 모두 확인된 학살 추정자는 경상북도 의성군 출신 박덕수, 박명수 씨 등이다. 이외에도 간토 조선인 대학살 때 도쿄 고토구 가메이도 경찰서에서 자행된 학살을 기록한 증언에 나오는 희생자인 제주도 대정읍 인성리 출신의 조묘송(趙卯松·1891∼
간토 대지진은 1923년 9월 1일 도쿄와 요코하마 등 간토 지방을 강타한 규모 7.9의 대지진으로 10만5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조작되면서 간토 지방 일대에서 재일동포 6000여명이 학살됐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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