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무슬림 런던시장 사디크 칸의 파격적인 행보가 런던 정가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극좌파인 자당 노동당 당수와 정면으로 맞서며 기존 지지층인 노동자는 물론 보수층을 함께 끌어안아야 한다는 실용주의적 중도좌파 주장을 내놓으면서 세계의 이목이 칸에게 집중되고 있다. 지난 97년 우파의 가치관을 포용하는 ‘제 3의 길’을 주창하며 노동당 당수로는 처음으로 3차례 연속 총선에서 승리한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와 엇비슷한 정치노선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칸 신임시장은 8일 취임후 BBC와 가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유연한 입장만이 노동당의 외연을 확장해 향후 집권할 수 있다”며 극좌파 노동당 당수 제레미 코빈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칸 시장은 “노동당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우리끼리, 또 노동자의 전통적 지지자에게만 호소하는 것을 그만하고 보수당 유권자와 비지지자들에게도 말과 대화를 건네야 한다”며 “이번 선거 결과는 노동당이 아닌 영국 국민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연 확장이란 점에서 칸 시장의 취임 첫 공식행사로 택한 곳은 유대인 홀로코스트 추념식이었다. 칸 시장은 노동당 원로 유대인인 레비경과 함께 추모식장을 찾아 홀로코스트 생존자 150여명과 환담했다. 칸 시장은 “나의 첫번째 공식일정으로 홀로코스트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공포를 겪은 유대인 생존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노동당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칸 시장의 첫 발걸음이 유대계로 향했다는 것은 ‘화합’을 천명한 공약 이행의 시발점이라는 분석이다.
로이터 등은 칸의 발언과 거침없는 행보가 강경 좌파인 코빈 노동당 당수에 대한 ‘반기’라고 분석하고 있다. 칸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 코빈과의 거리두기를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무작정 반대만 내놓은 코빈은 ‘텃밭’인 스코틀랜드에서조차 제
[장원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