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당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간 면담이 성사됐지만 정책공약을 둘러싼 견해 차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와 라이언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공화당 전국위원회 본부에서 회동을 갖고 “당의 화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약속했다. 최근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고 트럼프는 라이언 의장을 7월 전당대회 의장직에서 끌어내리겠다고 압박하며 최고조에 달했던 두 사람간 갈등은 이번 면담으로 일단 가라앉은 셈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한 것은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의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는 것일 뿐, 정책과 관련한 이견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는 평가다. 특히 라이언 의장은 여전히 트럼프에 대한 공식 지지선언을 유보했고, 회동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당 통합을 위해 이제 막 씨를 뿌린 것이다. 거짓 통합이 되지 않도록 할 일이 많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트럼프는 라이언 의장과 회동 후 가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말로 매우 좋은 만남이었다”면서 “느린 과정을 거치게 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평론가들은 둘 간에 입장차가 조속히 합치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적 지향점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자유무역을 지향하는 공화당과 달리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 등 보호무역을 주장하고 있고, 재정, 세제, 복지, 외교 등 전 분야에 걸쳐 공화당의 이념과 선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또 공화당 지도부 인사들은 히스패닉 비하, 무슬림 입국금지, 여성 차별 등 ‘막말’을 쏟아낸 트럼프의 태도와 선거운동 방식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공화당이 대놓고 트럼프를 지지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의 ‘역풍’ 때문이다. 트럼프 후보를 지지할 경우 전통적인 보수주의자와 흑인·히스패닉 등 이민자 그리고 여성 표가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올해 대선은 2년 임기의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6년 임기의 상원의원 100명 중 34명의 선거가 함께 치러진다. 공화당은 지난 해 어렵게 차지한 상원 다수의석을 민주당에 다시 내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급진 이슬람 위원회’를 발족시켜 이민자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위원장에 루돌프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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