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역대 최악의 비호감 후보 간 대결로 치달으면서 힐러리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두후보가 지지율 경쟁보다는 비호감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특히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호감형 부통령 인선을 위해 힐러리는 ‘성공한 기업인’을, 트럼프는 ‘경험 많은 정치인’ 부통령 후보 선정에 본격 나섰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16~19일 유권자 829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힐러리와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도는 각각 57%로 절반 이상의 유권자가 현재 대선후보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한 비호감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힐러리가 46%, 트럼프가 45%에 달했다. 또 힐러리를 지지한다는 유권자 중 48%가 ‘트럼프가 싫어서’라고 답했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53%가 ‘힐러리가 싫어서’라고 응답했다. 지난 15~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힐러리와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도’는 각각 54%와 58%였다.
힐러리와 트럼프는 자신의 비호감을 극복할 방안으로 부통령 후보 인선에 승부를 걸었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부통령을 내세워 비호감을 극복하겠다는 계산이다. 힐러리는 NBC 방송에 출연해 “부통령 후보로 성공한 기업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부동산 재벌 출신의 경쟁자 트럼프에 비해 취약하게 비쳐지는 경제분야를 보완해 지지기반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성공한 기업인 출신 부통령 후보로는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미국 프로농구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인 마크 큐반이 부상했다. 하지만 정치인이나 공직자 출신 부통령 후보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힐러리 진영에서는 샌더스 지지자들을 끌어올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샌더스와 성향이 유사한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 상원의원도 부통령 후보카드로 만지작 거리고 있다. 경합주인 오하이오에서 승리 기반을 다지기 위해 쉬로드 브라운 오하이오 주지사를 지명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히스패닉 유권자들을 규합하기 위해 훌리언 카스트로 주택부 장관도 유력 부통령 후보 중 한 명으로 부상했다.
반면 트럼프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부통령으로 “경험많은 정치인”을 내세우고 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는 깅리치 전 의장이 정치 초보자인 자신에게 입법 수업을 제공하고 의회와의 우호적 관계 형성을 도울 수 있는 최적의 인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도 유력 부통령 후보군에 속해 있다. 부동산 사업으로 큰 돈을 번 공통점이 있는데다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한다는 측면에서 트럼프와 ‘코드’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또 코커 위원장은 워싱턴 정가에서 호감있는 인물로 통하는데다 정치적 수완도 뛰어나다. 트럼프 캠프에서 인선을 담당하고 있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도 여전히 부통령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화당의 샛별로 떠오른 여성 주자인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부통령으로 지명, 여성층 사이에서 인기가 바닥인 트럼프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편 트럼프는 히스패닉·무슬림사이에서 확산되는 반감을 무마시키기위해 히스패닉과 무슬림 유권자를 향한 ‘구애작전’을 가동했다. 경선 초기 히스패닉을 범죄자로 묘사하고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를 주장하면서 이들 사이에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난 20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전미 히스패닉 기독교 지도자 연맹’ 회의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자신의 반(反)이민 공약은 불법 이민자를 겨냥한 것으로 대다수 히스패닉은 합법적인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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