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테러범 총기 사용에 '뜨거운 감자'된 총기규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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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랜도 테러범 사용한 ar 15 소총/AP=연합뉴스 |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로 기록된 '올랜도 테러'로 총기규제 강화 법안의 입법화가 '뜨거운 감자'로 다시 떠올랐습니다.
미국 민주당은 극단주의자들이 공격용 무기를 사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 통과가 올랜도 총격 사건을 계기로 이뤄지기를 기대하지만,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의 반대 등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올랜도 나이트클럽 참사로 미국 의회 내에서 총기 규제법 논란이 다시 일고 있습니다.
총기규제 강화 법안은 테러리스트 감시 명단에 등록된 사람이나 테러단체와의 유대 관계가 의심되는 자로 분류된 인사가 총기와 폭발물을 살 수 없도록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합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대형 총격 사건이 있을 때마다 총기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의 입법화를 추진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샌버너디노 총격 사건 때도 총기규제 강화법은 상원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당시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은 마크 S. 커크(일리노이) 뿐이었습니다.
공화당의 반대에 대한 민주당의 불만은 이날 오전 하원에서 그대로 표출됐습니다.
폴 라이언(공화당) 하원의장의 주재로 가진 올랜도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 시간에 몇몇 민주당 의원은 묵념 대신 항의성 퇴장을 했습니다.
묵념이 끝나자 민주당 의원들은 "법안(총기규제 강화법)은 어디에 있느냐", "리더십 실종" 등을 외치기도 했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자리를 지켰지만 "묵념의 순간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것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허가증은 아니다"며 공화당을 비판했습니다.
공화당의 반대로 총기규제법 입법화가 이뤄지지 못했지만 최근 발생한 올랜도 총격 테러는 민주당에 입법화의 재추진 동력을 불어넣었습니다.
특히 올랜도 사건의 용의자인 오마르 마틴(29)이 테러리스트와의 연계 가능성과 관련해 두 차례 미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았다는 점에서 규제 법안 통과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민주당은 기대합니다.
NYT는 "총기규제 법안의 투표를 추진할 것이라는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발언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민주당의 척 슈머(뉴욕) 상원의원은 기자들에게 이르면 이번 주에 법안 표결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슈머 의원은 "테러리스트들이 총기를 얻지 못하도록 하는 명확한 상식을 따를 것인가, 전미총기협회(NRA)에 굴복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내 최대 로비단체인 NRA는 그동안 총기규제를 강하게 반대했으며 올해 대선에서도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공개 지지했습니다.
민주당과 더불어 백악관도 공화당이 이끄는 의회가 계류 중인 총기규제 법안들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개인들이 전쟁무기를 손쉽게 얻지 못하도록 의회가 나서야 한다는 일정한 상식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이 총기규제 강화 법안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몇몇 공화당원이 유지했던 관점을 재고하는 조짐도 보인다고 NYT는 설명했습니다.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인 마이클 맥콜(공화당·텍사스)은 전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FBI가 이 나라에서 화기를 사려는 잠재적 테러리스트의 모든 정보에 대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NRA와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의견입니다.
민주당의 노력에도 총기규제 강화 법안의 입법화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대선 국면에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가 총기규제 강화에 강력히 반대하는 마당에 공화당이 민주당과 한배를 탈 가능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미 UCLA대 아담 윙클러 법학 교수는 AFP통신에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은 총기 법안에 강하게 반대하는 있다"며 "특히 선거가 있는 해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총기 규제 강화라는 승리를 안겨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높은 총기 사망률에 대한 경각심도 다시 한 번 높아지고 있습니다.
NYT는 1천 명당 31.2명에 달하는 미국의 총기 사망률을 다른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며, 총기 사망률에 있어 "미국이 딴 세상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웃 캐나다의 총기 사망률은 1천 명당 5.6명으로, 미국에서 알코올 중독 사망률과 비슷하고, 한국(0.4명)과 일본(0.1%)의 총기 사망률은 미국에서 물건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슈팅트래커닷컴의 집계를 인용해 지난 2013년 이후 이번 올랜도 사건까지 1천260일 동안 미국에서 1천 건에 달하는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모두 1천140명이 죽고 3천492명이 다쳤다고 전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