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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영국민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선택을 쌍수 들어 반기는 이들이 대서양 넘어 미국에 있습니다.
미국 본토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텍사스 주의 독립주의자들입니다.
24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연방에서 탈퇴해 텍사스 독립국을 세우자는 분리주의자들은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고무돼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에게 이와 비슷한 주민 투표를 하자고 요구했습니다.
'텍사스분리주의자운동'(TNM) 대표인 대니얼 밀러는 단체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브렉시트의 승리는 '텍시트'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면서 "텍사스 주의 독립에 대한 성숙한 대화를 나누고, 주민들이 이에 대해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분리주의자들을 독려했습니다.
텍시트는 브렉시트와 마찬가지로 텍사스(Texas)와 엑시트(Exit)를 합친 단어다. 현재 트위터에선 텍시트 해시태그를 달고 텍사스도 연방에서 탈퇴하자는 운동이 서서히 일고 있다. '영국도 했는데 우리라고 못할쏘냐', '우린 언제쯤 독립할까' 등 '독립 염원'을 표출한 글이 많았습니다.
텍사스 분리운동은 이전에도 종종 시선을 끌었습니다.
멕시코의 한 주(州)이던 텍사스는 멕시코와 독립 전쟁을 벌이던 1836년 텍사스 독립 선언을 거쳐 텍사스 공화국을 건설했습니다. 여러 자원 부족에 따른 개발 난 등 경제적인 문제로 1845년 미국 연방의 28번째 주로 편입되기 전까지 9년간 독립국의 지위를 누렸습니다.
남북전쟁 때 노예제 존치를 주장한 남부연합에 속한 텍사스는 1861년 미국 연방을 탈퇴했으나 미국 연방 대법원은 1869년 '미 합중국의 각각 주는 임의로 연방을 탈퇴할 수 없으므로 1861년 텍사스의 일방적인 연방 탈퇴 결정은 무효'라고 판결해 차제에 벌어질 독립 가능성을 미리 차단했습니다.
TNM은 2012년, 2016년 등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해마다 텍사스 분리 독립을 묻는 주민 투표를 열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도 텍사스 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독립 안건의 상정을 노렸지만, 다수의 관심을 얻는 데 실패했습니다.
AP 통신은 브렉시트와 텍시트의 가장 큰 차이가 지지의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유권자 과반이 택한 브렉시트와 텍사스 주민 소수가 주장하는 텍시트를 비교할 게 못 된다는 평가입니다.
실제 텍사스 주 정부와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이 텍시트를 원하지 않고 따라서 이슈로 부각할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TNM의 가입 회원은 텍사스 주민의 1%인 약 20만 명에 불과하다. 원대한 목표를 이루기엔 미약한 숫자입니다.
텍사스의 국내총생산은 지난해 현재 세계 10위권인 약 1조6천억 달러(1천876조 원)에 달합니다.
한때 독립국의 후손이라는 역사적인 자부심, 광대한 주(州) 면적과 함께 석유와 천연가스를 앞세운 엄청난 부(富)가 텍사스 주 분리주의자들이 독립을 주장하는 배경이 됩니다.
텍사스 외에도 브렉시트 소식을 반기는 분리독립주의자들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독립을 추진하는 '예스 캘리포니아 독립 캠페인'의 루이스 마리넬리 대표는 "캘리포니아에서도 영국과 같이 독립 국민투표를 실시해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려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과거 두 차례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한 적 있는 캐나다 퀘벡이나 분리독립파 주지사가 이끌고 있는 스페인 카탈루냐주의 분리주의자들도 이번 영국 국
퀘벡 분리운동을 지지하고 있는 케이시 페핀은 허핑턴포스트 캐나다에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영국이 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를레스 푸이그데몬트 카탈루냐 주지사도 브렉시트 결과가 나온 이후 "우리 국민투표에 대해서 이야기할 시점이 왔다"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