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 대통령과 영국 여성총리 탄생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힐러리 클린턴 전국무장관이 최대 아킬레스건인 이메일게이트 족쇄에서 벗어나 대권행보에 탄력을 받게 됐고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은 보수당 당수를 뽑는 1차 예비투표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된다. 또 메이 내무장관이 보수당 당권을 잡게되면 마가렛 대처에 이어 26년만에 여성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된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는 5일(현지시간) 그간 발목을 잡아왔던 이메일게이트 논란을 털어버리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첫공동유세에 나서면서 대권에 한발 더 다가섰다. 힐러리 이메일 스캔들을 수사해 온 FBI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공동 유세 직전 힐러리에게 면죄부를 줬다. 제임스 코미 FBI국장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힐러리가 개인 이메일 서버로 송수신한 이메일 중 110건은 기밀정보를 포함한 것이었다”면서도 “기밀을 다루는 과정에서 부주의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의도적인 법 위반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FBI는 힐러리에 대해 ‘불기소 권고’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힐러리 대권행보의 가장 큰 걸림돌인 이메일게이트에 대해 더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밝힌 셈이다. 이메일 스캔들은 힐러리가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던 2009년 1월부터 2013년 2월까지 기밀로 간주될 수 있는 공문서를 자신의 개인 서버로 주고받은 사건으로 경선 과정 내내 힐러리를 괴롭혀 왔다. 오는 25일 시작되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FBI가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기소 의견을 냈다면 힐러리가 후보자격을 유지하기 힘들었을 수도 있었다.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오바마 대통령이 힐러리 유세지원에 나선 점도 힐러리에게 큰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가진 힐러리 지원 유세에서 “지휘봉을 넘겨줄 준비를 마쳤다”며 “힐러리만큼 미국 대통령을 맡기에 적합한 인물은 없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힐러리와 함께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과 전용차량을 이용해 유세장으로 이동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영국에서는 이날 메이 내무장관이 보수당 차기 대표 선출을 위한 1차 예비투표에서 330명의 보수당 의원중 과반수가 넘는 165명의 표를 확보, 다른 당권 경선후보를 압도했다. 또다른 여성 후보인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 차관은 66표를 득표해 2위를 차지, 둘중에 누가 최종 투표에서 승리하든지 여성 총리 탄생이 기정사실화되는 모양새다. 보수당은 오는 7일 2차 예비투표를 치러 최종 후보 2명을 확정하고 12만5000명의 전체 당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해 차기 총리를 결정한다. 메이 장관은 역대 내무장관 중 가장 오랫동안 직무를 수행한 장관이다. 금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메이 내무장관은 업무에 성실하게 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정치적 음모나 배반과는 거리가 먼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메이 장관이 영국 총리가 되면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알린 포스터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수반, 리안 우드 웨일스 민족당 대표 등과 함께 영국 지도자들
한편 오는 9월 선출되는 차기 유엔사무총장 후보에도 불가리아 출신인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메르켈 독일총리 등 여성이 거론되고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강다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