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우버가 ‘구글맵’을 대체할 자체 지도서비스 개발에 5억달러(5546억원)를 투자한다. 한때 찰떡궁합을 자랑했던 우버와 구글의 관계가 멀어지고 있는 또다른 신호라는 평가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멕시코에서는 이미 우버 차량 지도서비스에 쓸 정보수집용 차량이 운영중”이라며 “조만간 다른 국가에서도 정보 수집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우버는 지도 전문가 브라이언 매클렌던을 영입해 자체 지도서비스 개발을 맡겼다. 매클렌던은 구글맵의 핵심 기능중 하나인 ‘구글 어스’를 개발하고, 구글맵 경영을 맡았던 인물이다.
우버는 그간 승객-운전자 간 거리, 운행경로 및 예상요금 등 차량공유 서비스 근간을 이루는 정보들을 구글맵을 통해 계산해왔다. 이로 인해 우버는 구글맵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해지면서 자체 지도 서비스 구축을 통해 홀로서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매클랜던은 지난달 27일 “정확한 지도는 우리 서비스의 핵심이며 우리 사업의 중추”라며 “우버 맞춤형 지도서비스에 대한 필요가 늘면서 지도 사업 투자를 배로 늘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글맵이 상대적으로 부정확한 개발도상국에서 우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점도 우버가 자체 서비스 개발에 나선 이유 중 하나다.
우버의 홀로서기는 양사가 서로의 핵심사업을 침범하며 소원해진 관계를 반영한다. 우버 출범 초기만 해도 두 회사간 관계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구글은 지난 2013년 2억5800만달러(2858억원)라는 거금을 투자해 우버가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할 발편을 마련해줬다. 우버가 단순히 구글맵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넘어 구글맵 작동중 원터치로 우버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구글맵을 개편하기도 했다.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4년 7월 구글이 자회사 ‘웨이즈’를 통해 이스라엘에서 카풀 형태 차량공유 서비스 실험을 시작면서부터다. 지난 5월에는 우버의 본거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실험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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