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자신의 뒤를 여성이 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여성 사무총장이 나오기에) 딱 좋은 때”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뿐 아니라 재계와 문화계 등 모든 분야에 뛰어난 여성 지도자들이 있다”며 “유엔을 여성이 맡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엔 사무총장직을 놓고 경합을 벌이는 11명의 후보 가운데 5명이 여성이다. 반 총장은 이름 언급은 피하면서 “세상을 바꿀 능력이 있고 전세계 지도자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여성들이 유엔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후임자가 갖춰야 할 자질로 비전과 조정능력, 동정심을 꼽았다.
반 총장은 앞서 지난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도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기회를 가져야 한다”며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여성 사무총장이 나오면 유엔 70년 역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여성 유엔 사무총장이 탄생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을 뽑는 유엔 안보리 1·2차 비공개 투표에서 여성 최다 득표자가 3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불가리아 출신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1차에서 3위, 2차 투
반 총장은 “이는 저의 제안일 뿐”이라며 “차기 총장 결정은 어디까지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15개국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올해 12월 31일 임기를 마친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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