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을 25년 이상 철권 통치해온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78세.
지난달 27일 뇌출혈로 쓰러져 입원 치료를 받아온 지 7일 만이다.
우즈벡 정부와 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카리모프 대통령이 급성 뇌출혈 끝에 오늘 수도 타슈켄트에서 서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영결식은 3일 카리모프의 고향인 동부 도시 사마르칸트에서 열릴 예정이며 장례 위원장은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되는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총리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지도부는 즉각 애도의 뜻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즈벡 헌법에 따라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은 니그마틸라 율다셰프 상원의장에게 보낸 애도 전문에서 “카리모프 대통령의 서거는 우즈베키스탄 국민과 독립국가연합(CIS·옛 소련 국가 모임),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들에 힘겨운 상실”이라며 “그는 가장 권위 있는 활동가였고 진정한 국가 지도자였다”고 추모했다.
러시아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대표로 하는 조문단을 파견키로 했다.
키르기스스탄과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등을 포함한 옛 소련권 국가들과 터키 등 우즈벡에 우호적인 국가들도 조문단을 보낼 예정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는 지난 2003년부터 카리모프 정권의 총리를 맡아온 미르지요예프(59)와 2005년부터 재임하고 있는 제1부총리 루스탐 아지모프(57)가 꼽힌다.
카리모프는 지난 1990년 소련 내 우즈벡 공화국
야권 인사와 언론인을 탄압하거나 투옥하고 야당의 정치활동을 사실상 차단하는 등 독재를 일삼아 왔다는 서방의 평가를 받는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