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유럽연합(EU) 데뷔전은 상처만 입은 채로 끝났다. 내년 3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개시를 앞두고 EU는 물론 관세 동맹에서도 탈퇴하는 ‘하드 브렉시트’ 입장을 천명한 탓에 다른 EU 국가들한테 ‘공공의 적’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메이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리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나머지 회원국들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메이 총리는 지난 6월 말 브렉시트 투표 직후인 지난 7월 취임했으며 EU 정상회의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EU 중심이었던 영국의 총리는 주변국들의 냉랭한 분위기에 포위됐다.
메이 총리는 이날 브렉시트 절차를 이행하기 위해 로드맵대로 진행한다는 원칙론 속에 EU와의 완전 단절은 아니라며 ‘강온 전략’을 구사했다. 그는 “EU를 탈퇴하기로 한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는 존중돼야 한다”면서 브렉시트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메이 총리는 EU에 ‘믿을 수 있는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3월 말 시작될 브렉시트 탈퇴 협상에서 자국에 유리하도록 주변국을 다독일 필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다른 EU회원국 정상들은 영국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보이며 각을 세웠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메이 총리는 하드 브렉시트를 원하는데 하드 네고시에이션(어려운 협상)을 의미한다”며 영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의장도 “메이 총리가 EU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사자 우리’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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