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전국 지지율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전당대회 이후 최대 격차를 보이는 등 대세론을 굳힌 가운데, 힐러리는 자신의 생일에도 유세 일정을 강행하고, 트럼프는 자신의 사업장 순시에 나서 대선을 앞두고 묘한 대조를 이뤘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힐러리는 이날 자신의 69번째 생일을 맞았지만 생일파티 등 특별한 이벤트없이 당초 예정됐던 플로리다 유세 일정을 강행했다. 선거 캠프 참모들이 이날 아침 힐러리 숙소에 생일 케익을 ‘깜짝’ 선물한 것이 전부였다.
힐러리 선거 캠프 홈페이지에는 힐러리의 어릴 적 사진과 함께 ‘미래의 대통령, 생일 축하해’라는 문구가 걸렸다. 힐러리는 이날 최대 경합지로 꼽히는 플로리다 레이크 워스에서 유세를 하고 트럼프의 여성비하 발언 등을 비판했다.
이에 비해 트럼프는 자신이 운영하는 골프장과 호텔 등 순시에 나서, 대선을 포기하고 다시 본연의 사업 챙기기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트럼프는 26일 오전 워싱턴DC 중심부에 개장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의 테이프컷팅에 참석했다. 이 호텔은 이미 지난 9월 개장했지만 트럼프는 정식 개관식은 이날이라며 행사를 주도했다. 호텔 개관식에는 트럼프 뿐만 아니라 부인 멜라니아와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장녀 이방카, 차녀 티파니 등이 모두 참석했다.
트럼프는 하루 전날인 25일에도 플로리다 유세 도중 마이애미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인 ‘트럼프 내셔널 도럴’에 들러 운영 상황을 점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대선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선거보다 트럼프 브랜드 홍보와 자신의 사업을 챙기는 쪽으로 돌아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의회 전문매체 더 힐 역시 트럼프의 이같은 행보는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출신의 선거전략가 케빈 매든은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트럼프가 자신의 사업장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마치 선거를 포기한 것처럼 비쳐질 수 있어 마지막까지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매우 좋지 않은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캠프에서는 이와 관련해 트럼프가 자신의 사업체처럼 정부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AP통신과 조사기관 GfK가 이날 내놓은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힐러리는 51% 지지율을 얻어 37%의 트럼프를 14%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힐러리가 전국 지지율에서 트럼프와 14%포인트 격차를 보인 것은 양당 전당대회 이후 최대치다. 서포크대학과 USA투데이 조사에서도 힐러리(47%)가 트럼프(38%)를 9%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로이터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공화당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힐러리 승리를 예상한 비율이
정치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힐러리가 경합주를 제외하고도 이미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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