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선거의 밤’ 행사가 열린 미국 맨해튼 뉴욕힐튼미드타운 호텔.
밤 9시30분이 넘어가면서 행사장의 술렁임이 커졌다. 트럼프가 초접전 경합지역인 플로리다에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면서 승리가 유력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 지지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플로리다 신승이 확정되자 트럼프 지지자들은 주먹을 불끈 쥐며 트럼프를 연호했다. 플로리다에 이어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등 ‘스윙스테이트’(경합주)를 속속 접수하면서 행사장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선거 개표 초반만해도 행사장은 차분한 분위기였다. 미 주요 언론들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를 예상한 반면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낮게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트럼프 지지자들의 표정은 달라졌다. 잔뜩 고무된 얼굴로 옆 사람과 승리를 자축하는 사진을 찍기 바빴고 일부 참석자는 목청껏 노래를 부르거나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트럼프 상징의 ‘빨간 모자’를 쓰고 행사장에 나타나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숫자는 갈수록 늘어났다.
50대 백인 남성의 스티븐슨 에일스 씨는 “트럼프가 미국의 이익을 힘있게 대변할 것”이라며 “기존 정치권과 기득권층에 대한 불신이 트럼프 현상으로 표출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힐튼호텔에 현장 중계부스를 차린 미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가 대단히 선전하고 있다”“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면서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전달하기에 바빴다. 현장의 기자들 역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연신 지어댔다.
맨해튼 타임스퀘어 야외에 설치된 abc방송의 대화면을 지켜보던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 당선이 유력시되자 주먹을 불끈쥐면서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이라는 트럼프 선거 구호를 외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트럼프 행사장에서 불과 2마일 떨어진 ‘제이콥 제비츠 컨벤션센터’는 대조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의 밤’ 행사가 진행된 이곳은 초저녁만해도 활기가 넘쳤다. 미국 지도 모양의 중앙무대 한가운데 놓인 연단은 미국의 대화합을 이끌겠다는 힐러리 후보의 의지를 대변하는 듯했다. 하지만 엎치락 뒤치락하는 개표 결과가 진행될 때마다 환호성과 탄식이 교차했다. 경합지역을 트럼프가 속속 가져가자 힐러리 지지자들은 머리를 감싸쥐기도 했다.
브루클린에 사는 제이미 칸톤 씨는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역사적 순간을 함께 하고 싶어서 행사장을 찾았는데 트럼프 현상이 결코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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