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무역정책 분야에 반중(反中) 성향 매파들을 연이어 기용한 것과 관련, 중국 반관영 매체 환구시보가 5일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사설을 게재했다.
환구시보는 지난 3일 트럼프 정권인수위가 내정한 로버트 라이시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비롯해 윌버 로스 상무장관 내정자,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지명자 등의 반중 성향을 언급하며 "이들은 '미국이익 우선 원칙'을 신봉하기 때문에 현재 세계무역질서의 수호자가 아니라 파괴자가 되는데 더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신문은 이어 "트럼프측은 미국 경제 문제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지않고 세계 무역규칙이 미국에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보고있다"며 "그런데 현재의 세계 무역규칙은 미국이 주도해 만든 것이고, 미국은 이러한 질서에서 대장 노릇을 하며 장기간 수혜를 입어왔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트럼프의 최근 인사와 언행이 미국사회와 전세계를 놀래키고 있다면서 며칠 전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뉴욕타임스에 "미국이 '트럼프스탄'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기고한 내용을 언급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그동안 여러 차례 트럼프 정부와의 무역전쟁에 대한 '항전'을 주장했던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도 "중국은 미국 새정부의 대중 강경주의에 맞설 준비가 모두 끝났다"면서 "트럼프 취임 후 중미간에 무역전쟁이 발생하거나 긴장이 고조된다 해도 놀랄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상무부는 앞에는 꽃, 뒤에는 몽둥이를 숨긴 채 미국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의미심장한 비유를 들었다. 트럼프 정부가 미중 경협에 우호적으로 나온다면 화답하겠지만, 중국산에 대한 반덤핑 과세 등 대중 강경노선을 택할 경우 보복조치를 가하겠다는 의미다. 신문은 지난달 사설에서도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입제한, 미국 보잉사 항공기 구매계약 취소와 같은 반격카드를 거론한 바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노골적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사설을 연이어 내보낸 것은 최근 지명된 미국 무역분야 관료들이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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