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륙했다"며 스페이스X의 성공을 전한 일론 머스크 트위터. [이미지출처 = 트위터 캡처] |
전기차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CEO도 맡고 있는 일론 머스크가 14일(현지시각) 우여곡절 끝에 '팰컨9' 로켓 발사와 회수에 최종적으로 성공하자 로켓 사진과 함께 트위터에 짧게 올린 글이다. 단 두 단어에서 그의 감격이 느껴진다. 이날 스페이스X는 지난해 9월 폭발 사고가 난지 4개월만에 로켓 발사에 성공하며 재기했음을 알렸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미국 서부 시간 이날 오전 9시 54분(한국시간은 15일 오전 2시 54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바버라 카운티의 밴던버그 공군기지에서 팰컨9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팰컨9에 실린 위성이 하늘로 올라간 사이 재활용 로켓인 1단계 추진체는 발사 9분만에 태평양 상공에 있는 바지선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발사와 회수를 모두 성공하자 캘리포니아 주 호손에 있는 스페이스X 지휘통제 센터는 환호에 휩싸였다.
긴장했던 머스크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발사 1시간 20여분 후 트위터에 "성공적으로 보인다. 10개의 이리듐 위성을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올린데 이어 지휘통제센터에서 위성이 성공적으로 배치됐다는 소식을 듣자 마자 바로 "모든 위성이 안착했다(All satellites deployed)"라고 트위터에 올리며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지난 4개월간 마음 고생이 씻겨나가는 순간이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지난해 9월 1일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 준비를 하다가 엔진 가동 시험 도중에 폭발하면서 큰 위기를 겪었다.
스페이스X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미국 공군,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물론 우주 산업 전문가를 망라해 폭발 원인 조사단을 꾸린 결과 로켓 내 액체 헬륨을 저장하는 탱크 3개 중 1개가 고장 나 전례 없는 폭발을 유발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고가의 위성, 발사대 등이 파손돼 스페이스X는 막대한 손실을 봤고, 무엇보다 신뢰에 금이 갔다.
실제 지난해 모두 12개 로켓을 발사할 계획이었으나 절반인 6개만 성사시켰다. WSJ는 스페이스X가 지난해에만 2억 6000만 달러(약 3056억원)의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화성으로 가겠다"는 머스크의 비전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러나 이번에 로켓 발사와 회수에 모두 성공하며 극적 반전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번에도 성공하지 못했다면 스페이스X는 회복이 힘들 정도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스페이스X의 팰콘9 로켓은 록히드마틴이나 보잉 등 대부분 로켓 제조업체와는 달리 로켓 부품의 70 % 이상을 재활용 하거나 저렴한 방법으로 제조 및 조립해 비용을 절반 가까이 낮춘 것이 특징이다. 품질 관리 점검 및 하도급 업체의 부품 검사도 획기적으로 줄여 비용을 줄이고 생산을 가속화했다. 민간 우주 여행이나 화성 탐사 등의 아이디어도 이 같이 '경제성 있는 우주 개발' 방식 때문에 나왔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지난 2008년 창업 이후 약 10년간 발사 성공과 실패를 반복했지만 항상 '실패에서 배운다'는 실리콘밸리 특유의 문화를 통해 진화해왔다.
이번에 성공한 팰컨9 로켓에는 위성통신기업 이리듐의 통신 위성 10개가 실렸다. 이리듐은 자체 글로벌 통신 네트워크 구축을 목적으로 7회 발사에 4억 6800만 달러(5501억여원)에 스페이스X와 계약했다. 이리듐은 자체 글로벌 통신 네트워크
LA타임즈는 NASA가 스페이스X 우주선의 첫 무인 비행이 올해 11월, 첫 유인 우주선 시험 비행이 내년 5월께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