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5일(현지시간) 총선을 앞두고 네덜란드의 대표적 극우 포퓰리스트(대중인기영합주의자)인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PVV) 대표가 인종차별 발언으로 선거 운동을 본격 개시했다.
빌더러스는 이번 총선 공약으로 무슬림들의 이민 금지와 모스크(이슬람 사원) 철거 등을 기치로 내세우며 선동 정치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18일 자신의 지지 지역인 공업도시 스페이케니서에서 선거전을 시작한 빌더르스는 "네덜란드 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모로코인 쓰레기(scum)들을 치우겠다"며 "네덜란드가 다시 나라를 이민자들로부터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세 후 취재진에게 "모로코인 전부가 쓰레기는 아니지만 네덜란드에 있는 많은 모로코인이 우리의 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쓰레기들"이라고 주장을 되풀이했다.
2011년 통계에 따르면 모로코 출신 네덜란드 이민자는 16만7000명 가량으로, 네덜란드 이민자들 중 모로코 출신은 3번째로 많다.
빌더러스는 마르크 뤼테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가 지난 4년 간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해 현재 네덜란드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자신의 지지자들은 경제 회복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유세장에서 한 지지자는 네덜란드의 옛 지폐인 '길더'를 본떠 그 안에 빌더르스의 얼굴을 그려넣은 가짜 지폐를 들고 나와 빌더스를 지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네덜란드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주장하는 빌더르스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빌더르스가 이끄는 PVV는 현재 국회 전체 150석 가운데 12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자유당은 27∼31석을 차지해 제1당이 될 것이 유력시된다. 하지만 20%의 의석 만으로 독자 정부를 구성할 수 없기 때문에 PVV는 기타 정당과 연립이
한편 네덜란드 총선에서 PVV가 승리하면 4∼5월 프랑스 대선과 9월 독일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로 예상된다. 작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가결 후 포퓰리즘 정당들이 약진하는 상황에서 PVV는 그 흐름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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