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신(新) 밀월관계' 형성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작심하고 양국 관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더욱이 '푸틴의 친구'로 불렸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의 면담 직전 내놓은 발언이어서 녹록지 않은 양국관계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의 면담이 성사된 것은 파국만은 피하자는 양국간 의지의 표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국영 미르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러 양국 관계가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실무 차원, 특히 군사적 측면에서의 신뢰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개선되기는커녕 더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이 전격적으로 시리아에 대한 폭격을 감행한 것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시리아 공군기지 미사일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그는 "시리아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어디 있나.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날 "미국의 시리아 공격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틸러슨 장관과의 회담에서 "지난주 미군의 시리아 공군기지 공격은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는 미국의 시리아 공격이 매우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행동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는 기본적으로 이런 행위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과의 면담 성사는 극적인 가운데 이뤄졌다. 면담이 불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막판에 성사됐다. 무엇보다 특히 3시간 가량 비공개로 면담이 진행됐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는 지적이다. 푸틴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 방문 전까지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욱이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일방적으로 러시아 방문을 취소하며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린 와중이었다.
틸러슨 장관이 예정대로 러시아를 방문하고 푸틴 대통령이 면담을 결정, 틸러슨 장관을 만나 그의 체면을 살려줬다는 점에서 양국한 국한 대립만을 피하자는 일종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더욱이 면담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을 놓고 양국간 긴장 완화를 위한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틸러슨 장관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후 라브로프 장관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낮은 수준의 신뢰를 갖고 있다"며 "세계에서 막강한 핵 보유국에 해당하는 양국이 이같은 상황에 머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의 안정과 국제 테러리즘 격퇴에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민스크 휴전 협정'이 온전하게 이행될 때까지 우크라이나는 양국에 걸림돌"이라며 우크라이나 문제까지 걸고 넘어졌다. 민스크 협정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지역의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을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9700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한 뒤 체결됐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에서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공격이 단계별로 진행되고 있다"며 추가 화학무기 공격을 누가 계획하고 있는지 자신이 알고 있음을 암시했다. 그는 "그러나 확실한 답을 얻기 위해 이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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