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의 한 교회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본 일본단체들이 인종적 혐오와 분열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호주인권위원회에 제출한 진정이 기각됐다.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시소추)'는 17일 호주인권위가 지난해 12월 일본인 민간단체인 '호주-일본 커뮤니티 네트워크(AJCN)' 측이 제출한 진정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시드니 소녀상은 지난해 8월 한인 밀집지 인근 애시필드 연합교회(목사 빌 크루스) 뒷마당에 세워졌고 일본의 끊임없는 공격을 받고 있다. 현재 뒷마당에 있는 소녀상은 교회 조경 작업이 끝나는 대로 대로변과 가까운 앞마당으로 옮겨진다.
AJCN은 호주의 인종차별반대법인 '18C' 조항을 근거로 호주 인권위에 소녀상 철거를 요구했다. 18C는 어린이를 포함한 일반인을 인종차별과 집단 따돌림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며 이를 어기는 모든 행위는 범법행위로 규정한다는 것이다.
또 야마오카 테쓰히데 AJCN 대표는 시드니 소녀상이 순수한 기림비가 아니고 매우 정치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철거를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인권운동가이기도 한 크루스 목사는 "소녀상이 일본인들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전쟁 중에 고통을 받은 여성들을 위한 것"이라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
시소추 공동대표인 박은덕 변호사는 "일본 측이 인권위에 진정할 때 연방법원에 제소하겠다는 뜻도 밝혔다"면서도 "크루스 목사의 변호인은 '걱정하거나 신경쓰지 말라'며 '소송이 제기되더라도 결과를 낙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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