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과 2013년 대지진의 비극을 겪은 중국 쓰촨성에서 또다시 강진이 발생하면서 지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CCTV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오후 9시19분쯤 중국 남서부 쓰촨성 청두에서 북쪽으로 420㎞ 떨어진 아바주 주자이거우현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했다. 중국 당국은 9일 공식적으로 13명이 숨지고 175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주자이거우현은 인기 관광지로 성수기를 맞아 여행객이 많은데다 강도 높은 여진이 이어지고 있어 인명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FP통신은 국가재난대응위원회의 보도를 인용해 이번 강진으로 사망자가 100여명에 달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장하이쿤 중국지진대 지진예보부 주임은 "앞으로 규모 5 또는 6 정도의 여진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주자이거우 지역에서는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자이거우현 내 호적 등록인구는 6만7945명이지만 유명 관광지인 만큼 유동 인구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주자이거우 국립공원의 지난 8일 방문객 수는 3만8799명이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상자의 상당수가 관광객"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지진 발생후 1급 비상대응태세에 돌입하는 등 신속하게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중국 전·현직 지도자들이 차기 권력 구도를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일 것을 지시했다고 관영 매체들이 전했다.
중국 정부의 초기 조사 결과 이번 지진으로 13만 채의 가옥이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호텔은 로비 등이 주저앉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주자이거우에 있는 3만5000여명의 관광객들에게 생필품 공급과 함께 안전지대로 대피 작전을 진행 중이다. 중국 구조 관계자는 "상당수의 투숙객들이 호텔을 빠져나와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일부 중단됐던 항공편과 열차편 등은 9일 다시 정상운행되고 있다.
한국인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쓰촨성 청두의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한국인 2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고 단체 관광객들은 청두로 무사히 빠져나왔다.
쓰촨성은 지진의 아픔이 깊다. 2008년 5월 규모 8.0의 원촨 대지진이 발생해 약 7만명이 사망했고, 2013년 4월에는 루산현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일어나 200여명이 목숨을 잃고 3000여명이 다쳤다.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지진 여파로 지반이 약화된
한편 9일 오전 서부 신장 위구르자치구 북부 보얼타라 몽골자치주 징허현에서도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했다.이 지역은 주자이거우 지진현장에서 2200㎞ 떨어져 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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