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슬람' 공격에 스페인 무슬림 "우리도 피해자" 규탄 시위
지난주 최소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연쇄 차량 테러 이후 스페인에서 이슬람에 대한 혐오 정서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습니다.
테러 여파로 이슬람교도와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급증하자 스페인 무슬림들이 반(反)무슬림 정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AFP·dpa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와 캄브릴스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한 차량 돌진 테러가 잇따라 발생했고, 용의자들은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는 모로코인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라나다, 푸엔라브라다, 로그로노, 세비야 등 스페인 주요 도시에 있는 모스크들이 테러 이후 보복 공격을 받아 훼손됐습니다.
특히 스페인 극우 단체인 오가르 소시알 회원들은 테러 직후인 19일 반이슬람 구호를 외치며 연막탄과 조명탄으로 그라나다 최대 모스크를 공격했습니다.
세비야 모스크에서도 '이슬람을 막아라', '살인자들은 죗값을 치를 것이다'라는 페인트 낙서가 발견됐습니다.
또 푸에르토 데 사군토에서 14세 모로코 소년이 계속되는 살해 위협을 받는 등 무슬림 개인을 겨냥한 무차별 범죄도 테러 이후 급증했다고 엘 파이스 등 현지 언론이 전했습니다.
이에 스페인 무슬림들은 이슬람 종교가 테러를 조장한 것이 아니라며 고조되는 반무슬림 정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스페인 이슬람교도 200여 명은 이날 그라나다 시청 밖에 모여 '무슬림인 나는 평화 안에서 살고 싶다', '우리도 피해자'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시위를 조직한 니자르 리엠라히는 "무슬림도 다른 인류와 똑같은 사람들이다. 그런 만큼 무슬림으로서 우리의 가치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전 세계 무슬림 중 0.1%만이 공격를 저지른다며 "테러범들은 우리의 가치와 원칙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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