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요원들을 군사고문으로 기용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북한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러시아가 북한 여행사 개설을 처음으로 허용하고 한미 양국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중에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발진해 무력시위를 벌인데 이어 북한이 KGB출신 요원들을 고용할 수 있도록 용인한 것이어서 미국과 국제사회가 추진하는 대북제재 공조에서 이탈해 북한 끌어안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월 테러진압작전을 맡았던 10명 안팎의 전 KGB요원들을 평양에 초청했다.
이들은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신변경호를 담당하는 호위사령부 요원들을 대상으로 테러를 사전에 탐지해 진압하는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아사히 신문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이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참수작전'에 대응하기 위해 전 KGB 요원을 고문으로 발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KGB 출신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용인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특히 미군의 최첨단 무기를 사용한 암살에 대한 방어책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주한 미군이 내년 초 배치를 목표로 하는 무인기 그레이 이글(MQ-1C)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러시아는 북한 여행사의 영업 허가를 내주면서 북한과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은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정부가 승인한 공식 여행사인 '엔코리안(NKOREAN)'이 이날부터 업무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여행사 사무실은 모스크바 남쪽 '레닌스카야 슬로보다' 거리에 자리 잡았으며 5~15일 정도 일정의 북한 관광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대사관 측은 여행사가 러시아 관광객들의 방북 비자 신청 대행과 항공권 판매는 물론 관광객들의 신변 안전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관광협회 회장 세르게이 골로프는 기자회견에서 "협회는 북한 여행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북한 여행사 개설과 관광객 유치는 러시아 정부의 허가 없이 불가능하다. ICBM급 핵·미사일 도발 이후 한층 강화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에 중국이 동참하면서 외화 벌이가 위축된 북한 입장에선 러시아가 새 탈출구로 떠오른 셈이다.
앞서 러시아는 한미 양국이 UFG훈련을 진행 중인 23일 러시아 공군의 장거리전략폭격기 편대의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을 감행했다. 외신들은 중국과 UFG의 중단을 촉구해온 러시아가 일종의 무력시위를 전개한 것으로 해석했다.
러시아의 최근 행보는 미국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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