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어린 딸을 키우며 생활고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끈질긴 집념과 독특한 상상력으로 성공신화를 일군 한 여성의 이야기가 한 미국 매체를 통해 다시 한 번 조명됐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소설책을 소개하며 해리포터로 유명한 영국의 작가 조앤 롤링(52)의 사연을 보도했다.
롤링은 '무일푼에서 갑부'가 된 대표적인 작가로 꼽힌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지난 9일 공개한 롤링의 자산은 6억5000달러(약 7222억2000만원)이다. 롤링은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하나다.
롤링은 넉넉하지 못한 환경에서 태어났다. 롤링은 그의 10대 시절을 병상에 누워있던 어머니와 아버지와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불행했다고 회고했다. 롤링에게는 2살 어린 여동생이 있었다. 롤링은 여동생을 위해 이야기 쓰는 것을 즐겨했다. 롤링이 동생을 위해 처음 쓴 이야기의 제목은 '토끼'로 홍역에 걸린 토끼에 대한 이야기다.
롤링은 1982년 옥스퍼드 대학교 입학 시험을 쳤지만 낙제했다. 결국 그는 잉글랜드 서남부의 엑서터 대학교에 입학해 불문학과 고전학을 전공했다. 롤링은 대학생 시절 많은 소설을 썼지만 끝까지 완성했던 소설은 없었다. 롤링은 대신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읽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롤링은 졸업 후 비서와 영어교사로 일하다 1992년 결혼했다. 그러나 남편과의 불화로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생후 4개월 된 딸을 데리고 무일푼의 몸이 된 롤링은 3년여 동안 정부가 지원하는 최소한의 생활 보조금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롤링은 "이혼 직후는 내 인생에서 가장 어두웠던 시간이었다"며 "어린 딸의 분유 값까지 걱정해야 했던 두려움, 절망, 모욕의 연속이었다"고 당시 기억을 더듬었다.
롤링은 고등학교에서 불어 교사로 일하려고도 했지만 곧 생각을 바꿨다.
롤링은 "다른 것은 몰라도 단 한가지 분명한 것이 있었다. 나는 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며 "오직 소설을 끝까지 완성하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생활이 넉넉지 않아 작업 공간을 구할 수 없었던 롤링은 하루 종일 카페에 죽치고 눌러앉아 집필을 하는 일이 많았다. 롤링은 어린 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하다가 아기가 잠들면 근처에 있는 카페에 들러 글을 쓰곤 했다. 롤링은 가난이 주는 두려움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았기에 글 쓰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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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포터가 탄생한 카페. [사진 제공: 전종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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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포터가 탄생한 카페. [사진 제공: 전종헌 기자] |
롤링은 "실패와 난관은 나를 다 내려놓게 할 수 있는 자유를 줬다"며 "글을 쓸 수 있는 타자기와 이야기를 생각해 낼 수 있는 상상력으로 충분했다.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탄생한 해리포터는 67개 언어로 번역 돼 4억5000만부 이상 판매됐다. 롤링은 2000년 영국 도서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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