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쿠바 미국 대사관이 의문의 음파 공격에 시달리다 못해 아예 대사관을 폐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쿠바 국교정상화의 상징으로 54년 만에 재개설된 미 대사관이 2년 만에 다시 문을 닫을 위기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 출연해 쿠바 수도 아바나 주재 미국 대사관 폐쇄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외교관의 고통을 고려하면 이것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외교관 가운데 일부를 집으로 데려왔으며 (대사관 폐쇄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사관 직원들은 이르면 지난해부터 구역질, 청력 손실, 두통, 균형 상실, 뇌 손상 등의 질환에 시달려왔다. 현재까지 증상을 호소한 직원들은 21명에 이르며 주 쿠바 캐나다 대사관 직원 2명도 비슷한 증상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대사관 직원들이 초음파 장비를 동원한 의문의 공격에 노출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공격 주체를 명시하지 않았으나 쿠바 정부가 미 외교 인력을 위험에 노출시킨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며 지난 2월 쿠바 정부에 공식적 항의를 전달하고 주미 쿠바대사관 외교관들을 추방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쿠바 정부는 의혹을 일절 부인하면서 자국 외교관 추방을 "부당하고 근거없는 조치"라고 비난하고 있어 양국 간 외교 쟁점으로 비화하고 있다.
주 쿠바 미국 대사관은 지난 1961년 양국 외교가 단절되며 폐쇄됐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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