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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산신청을 한 토이저러스 매장 |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토이저러스는 이날 늦은 저녁 버지니아주 리치몬드 법원에 파산보호(일명 챕터 11) 신청을 했다. 이로써 토이저러스는 법원의 명령 하에 채무조정을 하면서 회생에 나서게 됐다.
토이저러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은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4억달러 규모의 부채를 재조정하고 법원과 은행 주도로 군살을 빼는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서다.
데이비드 브랜든 (Dave Brandon) 토이저러스 CEO는 성명서를 통해 “JP모간이 주도하는 은행들로부터 30억 달러(약 3조3900억 원)의 기존경영자관리인제도(DIP) 융자를 수혈받기로 했다 .”고 밝혔다.
법원이 허락하면 DIP 융자 집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재무 상태 개선과 지속 영업도 할 수 있다. 실제 토이저러스는 전국 1600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토이저러스의 파산보호 신청은 미국은 물론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토이저러스는 지난 1948년 워싱턴DC에서 첫 매장이 개설 된 후 '대형 완구점' 시장을 개척하면서 전세계 어린이들과 부모들의 사랑을 받아 왔기 때문.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매장이 디자인 돼 있고 판매 동선도 세심하게 구성 돼 있었다. 프라모델, 보드게임판, 게임기 등 아이와 함께 쇼핑하러 온 어른 취향에도 맞는 상품이 구비 돼 있어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도 지난 2007년 롯데쇼핑과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진출하기도 했다.
토이저러스가 몰락한 것은 외형적으로는 십여년전 차입매수방식(LBO)에 의한 인수합병이 남긴 막대한 부채 때문이다. LBO란 M&A 대상 기업의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회사를 합병한 뒤 회사 자산을 팔아 이를 되갚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05년 베인 캐피털과 사모펀드 KKR, 보나도 부동산 신탁은 LBO를 통해 토이저러스를 75억 달러에 인수하고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했다.
토이저러스 인수가 이뤄진 뒤 한동안 보유금 절반을 이사 상환 비용으로 지출한데다 아마존 등이 저가 경쟁 등에 나서면서 지난 10여 년간 재무 상황이 계속 취약해졌다. 완구업계 애널리스트인 짐 실버는 파산보호 신청에 대해 "지난 15년에 걸친 재정적 문제가 누적된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같은 재무 상태에도 불구하고 부활절부터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까지 현금이 도는 '장난감 시즌'까지는 버틸 것으로 알았으나 예상보다 빨리 파산 보호 신청을 해 충격이 더 컸다.
토이저러스 몰락의 실질적 배경은 아이들이 스마트폰,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에 관심을 가지면서 전통 장난감을 외면하고 있으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마존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이 상실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완구 업체 1위 레고도 지난달 전체 직원의 8%인 14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을 정도로 완구 업체들은 비상이다. 난공불락처럼 보였던 레고 매출도 13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하는 등 디지털 기기는 전통 업체들을 하나둘씩 무너트리고 있다.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미국의 마텔(Mattel)과 보드게임 및 완구 제조업체 해즈브로(Hasbro)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토이저러스 파산신청 여파로 마텔의 주가는 6.2%나 급락했다.
토이저러스는 브랜든 CEO가 지난 2015년 부임한 이후 토이저러스의 디지털 경험이 경쟁사들에게 비해 크게 뒤지고 웹사이트도 고리타분하다는 것을 발견, 개선에 나섰으나 잃어버린 시장을 회복하기엔 '만시지탄'이라는 평가다.
이날 블룸버그는 "토이저러스가 수년간의 손실을 기록한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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