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외국 회사중 처음으로 남녀가 함께 근무할 수 있는 매장을 연다. 사우디는 남녀 점원이 함께 일하는 가게에 분리벽을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할 정도로 남녀 부동석의 원칙을 강하게 적용했던 국가여서 애플이 새로 여는 매장이 주목받고 있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사우디 당국으로부터 남녀가 한 공간에서 함께 일해도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며 애플이 자사 사우디 사업장에서 남녀 동반근무 허용을 신청했고 사우디 정부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차원에서 이를 허가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사우디에서 남녀가 함께 일하는 사업장을 보유한 첫번째 외국계 기업이 될 예정이다.
남녀가 한 공간에서 일할 수 없도록 막는 사우디의 엄격한 규정은 외국 기업들이 사우디에 진출하는 데 장애물이 돼 왔다. FT는 이번 남녀 동반근무 허용조치로 애플을 비롯한 외국 기업들의 사우디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이르면 내년 중 사우디에 첫 애플스토어를 열기 위해 사우디 당국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애플의 중동 매장은 2015년 문을 연 두바이와 아부다비 소재의 매장 뿐이다. 이번 조치는 '사우디의 실세'로 꼽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사회경제 개혁정책인 '비전 2030' 을 통해 여성들도 적극적인 사회활동에 나설 수 있게끔 하겠다고 공언한 데 따른 것이다. FT는 다만 이번 조치로 직장 내 남녀 구별과 관련한 사우디의 규제가 완전히 철폐된 것은 아니라며 아직까지 직장에서 점심 식사나 기도를 위한 공간은 엄격하게 분리돼야 한다고 전했다. 빈살만 왕세자의 주도 하에 사우디 정부는 지난해 여성의 자동차 운전과 축구 경기 관람을 허용한 데 이어 올해는 부부가 이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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