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4기 푸틴 "헌법 바꿔 연임하는 일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헌법을 개정해 5기 집권을 시도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임기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나는 항상 러시아의 헌법을 준수해 왔고 지금도 준수하고 있다. 헌법에는 2기 이상 연임을 금하는 조항이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푸틴은 "나는 이전에 이미 연임을 하고 대통령직을 물러난 바 있다. 헌법이 3연임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원칙을 앞으로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의 3연임을 금하고 있지만 한번 물러났다가 다시 집권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2000~2008년 대통령직을 연임한 푸틴은 4년 동안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한 바 있다. 지난 3월 대선에서 또다시 당선돼 4기 집권에 성공했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푸틴은 4기 임기가 끝나는 2024년에는 다시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푸틴이 5기집권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 푸틴을 내세워 정계를 은퇴했듯, 자신에게 보복하지 않을 정치적 후계자를 내세워 물러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옐친은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로 처벌을 받아야 했지만 푸틴의 도움으로 처벌 없이 여생을 마무리했다. 20여년 간 정치 최정점에 있었던 푸틴 또한 정적이 많아 자신의 '노후'를 보호해줄 후계자가 절실하다.
다만 현재 푸틴을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게 불안 요인이다. 러시아 일각에서 푸틴의 집권을 연장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 있다. 최근 러시아 남부 체첸자치공화국 의회가 헌법상의 대통령 임기 규정을 '3연임 이상 금지'로 바꾸자는 내용의 개헌안을 의회에 제출하는 등 푸틴의 집권 연장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있다.
[박의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