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사고 구조현장 배경으로 셀카…'윤리 실종' 이탈리아 공분

이탈리아에서 열차사고로 선로에 쓰러져 있는 외국인 여성의 응급 구조 장면을 배경 삼아 셀피를 찍는 한 젊은 남성의 모습이 공개돼 분노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해당 장면은 지역 신문의 한 사진기자가 촬영해 알려졌습니다.

사진기자는 "우리가 완전히 윤리 감각을 잃었다"고 개탄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오늘(5일) 전했습니다.

경찰은 곧바로 문제의 젊은 남성을 붙잡아 사진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사고를 당한 여성은 캐나다 출신으로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다리를 절단했을 정도로 중상을 입었습니다.

여성의 사고 경위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사고는 지난달 26일 이탈리아 북부 피아첸자의 열차 승강장에서 발생했으며 철도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셀피를 찍은 반바지 차림의 남성은 조사를 받았지만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처벌을 받진 않습니다.

하지만 긴박한 구조 현장을 배경으로 휴대전화 사진을 촬영하는 장면은 이탈리아 매체 주요 뉴스로 보도됐고 소셜미디어에서는 관심이 폭발했습니다.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셀피 촬영 남성이 한 손으로 승리를 상징하는 V자를 그리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이탈리아 일간 라스탐파에는 이번 일을 두고 '인터넷을 좀 먹는 암'이라는 논평이 등장했습니다.

한 논평가는 셀피를 찍은 남성이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자신의 영혼과 인격을 깡그리 무시한 채 '인터넷의 로봇'이 됐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문제의 장면을 촬영한 기자 조르지오 람브리는 피아첸자 지역신문 리베르타에 사진을 게재하면서 '감히 생각하지 못했던 야만적 행위:참극 앞 셀피'라는 사진 설명을 붙였습니다.

기자는 사고 장면을 촬영하고 곧바로 철도 당국에 이런 사실을 알렸습니다.

[MBN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