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병을 고치겠다며 노동·공공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어왔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노동계의 반발과 각종 악재로 취임 15개월 만에 지지율이 30% 아래로 추락한 건데요.
돌풍을 일으키며 역대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으로 등극했던 마크롱이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된 배경을 글로벌 포커스에서 짚어봅니다.
노태현 기자입니다.
【 기자 】
급조된 중도파 신생정당 돌풍을 일으키며 39살의 나이로 단숨에 대권을 거머쥔 역대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 인터뷰 : 마크롱 /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 (지난해 5월)
- "많은 유권자들이 표출한 분노와 불안, 의구심을 알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귀 기울이는 것이 제 의무입니다."
역대 정권들이 손보지 못한 국영철도 개혁을 완수하고, 페이스북 등 전 세계 IT 기업 CEO들을 엘리제궁으로 불러모아 직접 세일즈외교에도 나섰습니다.
덕분에 지난해 실업률은 3년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경제성장률 역시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지지율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취임 1달 만인 지난해 6월 64%의 압도적인 지지율은 줄곧 하락세를 보이더니 취임 15개월 만인 이번 주 29%로 추락했습니다.
역대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평가되는 전임 올랑드의 같은 시기 지지율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프랑스의 뇌관인 노동과 공공부문 개혁을 밀어붙이다 거센 반발에 부딪힌데다, 권위주의적인 국정운영 스타일도 인기 하락을 부추겼습니다.
▶ 인터뷰 : 마크롱 반대 시위 참석자 (지난 5월)
- "이 정권은 권위주의 정권입니다. 개인의 자유와 기본권 보장이 염려됩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현직 보좌관이 경찰 행세를 하며 시민을 폭행한 사건도 마크롱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 인터뷰 : 베날라 / 전 대통령 보좌관 (지난 7월)
- "저의 행동은 마크롱 대통령과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제가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설상가상 일주일 사이 스타 장관 2명이 연이어 돌연 사퇴를 발표하면서 마크롱의 국정 운영 능력에도 흠집이 났습니다.
▶ 인터뷰 : 니콜라 윌로 / 프랑스 환경부 장관 (지난달)
- "저는 바로 오늘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 "정말입니까?"
- "네, 진심입니다."
덴마크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자국민인 프랑스인을 지칭하는 '골족'이 '변화를 거부하는 민족'이라고 폄하했다가 또 구설에 오른 상황.
하지만 이런저런 반발 여론에도 마크롱 대통령은 변함없는 개혁 의지를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 인터뷰 : 마크롱 / 프랑스 대통령 (지난 5일)
- "모든 국내 영역에서 우리 국민들을 위해 해야 할 도전에 직면한 일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개혁 프로그램 중 연금 개혁과 공무원 수 감축 등은 여전히 넘어야 할 큰 산입니다.
프랑스 병을 고치겠다며 칼을 빼든 마크롱 대통령이지만 추락하는 지지율에 개혁의 동력을 계속 살려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노태현입니다. [nth302@mbn.co.kr]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