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주한미군 기지 두 곳의 예산을 전용하는, 즉 빼다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한미군 감축까지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냐는 의심마저 듭니다.
국영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계획이 의회의 벽에 부딪히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카드는 국가비상사태 선포였습니다.
비상사태 선포로 의회의 동의 없이 66억 달러, 우리 돈 7조 4천억 원을 전용해 장벽 건설에 쓸 수 있게 된 겁니다.
이에 따라 작성된 21쪽 분량의 예산 전용 검토 대상 목록이 공개됐는데, 미국이 전 세계에서 집행할 129억 달러 규모의 국방 건설 사업 수백 건이 담겼습니다.
미국 내 관제탑 보강사업과 일본 내 미사일 시설 예산도 포함됐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주한미군 기지 2곳에 대한 예산입니다.
경기도 성남의 탱고 지휘통제소와 전북 군산 공군기지의 무인기 격납고 건설사업으로, 각각 회계연도 예산 197억 원과 599억 원으로 총 796억 원 규모입니다.
탱고 지휘통제소는 전쟁 시 한미연합사 두뇌 역할을 하는 곳이라 시설 보호를 위해 예산 증가가 필수라는 의견이 나온 곳입니다.
무인기 격납고의 경우, 해당 예산이 줄어들면 주한미군의 정보와 공중 공격 전력 차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한 미국의 속내가 결국 미국의 국방예산 전용을 위한 것이 아니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국영호입니다. [iam905@mbn.co.kr]
영상편집 : 오광환